주기도문은 예수님이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로, 신앙 생활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핵심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교회 분반 공부나 가정 예배에서 주기도문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자연스럽게 기도의 의미를 체득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기도문을 처음 공부하는 이들과 지도자들을 위해 실제 사례와 단계별 팁을 소개합니다.
주기도문이 공과 공부의 처음과 끝이 되어야 하는 이유
예수님은 마태복음 6장 7-9절에서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아라"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기도문에는 하느님 자녀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이 짧지만 강력하게 압축되어 있습니다.
한 교회의 분반 공부에서는 작년부터 공부의 시작과 끝을 주기도문으로 여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시작할 때는 기도문 앞부분을 읽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 구절로 공부의 방향을 하느님께 맞추고, 성령님의 이끄심을 구한 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으로 마무리합니다.
공부가 끝날 때는 기도문 뒷부분을 읽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이어서 한 주 동안의 삶을 기도하고, 다시 마지막 구절로 마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주기도문 활용법
올해 이 교회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한 아이가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나선 것입니다. 공동기도서를 펴 놓고, 주기도문을 읽으면 지도자가 뒤쪽 기도 부분을 하고, 그 아이가 마지막 구절("나라와 권세와...")을 읽어 기도를 마치는 방식이 생겼습니다. 다음 주에는 다른 아이가 "제가 할게요"라며 손을 들었습니다.
딴짓을 하거나 옆 친구와 장난치는 아이들이 있더라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내용에 익숙해집니다. 언젠가 이 기도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도 비슷하게 주기도문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 활동이 필요할 때, 기도 시간에 주기도문을 나누어 읽거나 돌아가며 한 구절씩 읽는 방식으로 적용해 보세요. 아이들은 가까이 있는 신뢰하는 사람을 모방함으로써 배워갑니다.
주기도문 번역별 차이와 묵상 포인트
주기도문은 여러 성경 번역본에 따라 표현이 조금씩 다릅니다. 각 번역이 주는 느낌을 비교해 보면 기도의 의미를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공동번역: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 개역개정: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 새번역: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시며"
- 가톨릭 성경: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영어 성경(NIV, NASB)은 "hallowed be your name"으로 표현합니다. "이름을 거룩하게 한다"는 번역이 의미를 더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아바'(이블린 언더힐, 비아)라는 책을 통해 주기도문을 묵상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저자의 묵상을 따라가다 보면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의미들이 모아지고,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새롭게 스며드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성경이 말하는 기도의 본질과 주기도문
예수님이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신 배경에는 두 가지 중요한 맥락이 있습니다.
첫째, 마태복음 6장 7-9절에서 예수님은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이렇게 기도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둘째, 루가복음 11장 1-2절에서는 제자 중 하나가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 같이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요청했을 때, 예수님께서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부활 6주일(가해) 복음인 요한복음 14장 15-21절은 성령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 간 후 제자들을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고, 하느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줄 분, 즉 성령을 보내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성령은 헬라어로 파라클레토스(παράκλητος)라고 합니다. 이는 Para(곁에)와 Kaleo(부르다)가 합쳐진 말로, '곁에 부름을 받은 자', '돕는 자', '위로자'라는 뜻입니다. 부모님이 성령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이 하느님을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기도문을 아이들과 함께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은 가까이 있는 신뢰하는 사람을 모방하며 배웁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먼저 주기도문을 진심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을 나뭇잎이나 바람개비의 움직임으로 알게 되듯, 부모님을 통해 아이들도 하느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주기도문을 공부할 때 추천할 만한 자료가 있나요?
'주님나라 임하소서'라는 승천일부터 성령강림주일까지 9일 동안 기도 묵상집이 있습니다. 4일차(5월 17일) 주제는 '함께 하시는 성령'으로, 사무엘상 3장 1-11절 엘리 제사장이 사무엘에게 하느님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아름다운 장면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Q. 여러 번역본 중 어떤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나요?
처음 공부할 때는 개역개정이나 새 주기도문(새로 번역된 주기도문)이 무난합니다. 깊이 묵상하고 싶다면 여러 번역본을 비교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공동번역의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는 하느님의 주권을 더 포괄적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주기도문으로 신앙의 나침반을 삼다
언젠가 아이들이 기도가 필요할 때, 지금 부모님과 선생님들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주기도문을 나침반 삼아 하느님께 다가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신앙 교육에서 부모는 중요한 교사 역할을 합니다(PAT, Parents As Teacher).
주기도문은 단순한 외우기용 기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고, 일상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하며, 용서와 회복을 경험하고, 결국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돌리는 신앙의 완전한 틀을 제공합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반복하고, 그 의미를 묵상하며,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 안에서 주기도문은 점점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