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미술관 3곳을 하루에 보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루브르 박물관만 해도 축구장 27개 크기라 전부 돌아보려면 며칠이 걸린다. 그런데 동선을 잘 짜면 오랑주리, 루브르, 오르세까지 하루에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관건은 미술관의 위치와 동선, 그리고 관람 순서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튀틀리 정원 안, 콩코르드 광장 쪽에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튀틀리 정원 바로 옆이고, 오르세 미술관은 센강 건너편에 있다. 세 곳이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라 하루 코스로 묶기 좋다. 특히 오랑주리와 오르세 사이는 걸어서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오랑주리 미술관 오전 관람, 모네의 수련을 가장 여유롭게 보는 법
오랑주리 미술관은 세 곳 중 가장 작아서 오전 첫 일정으로 잡는 게 좋다. 특히 모네의 수련 연작이 전시된 타원형 홀은 사람이 적을 때 가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개장 시간에 맞춰 입장하면 30-40분 동안 작품 앞에 앉아 여유롭게 볼 수 있다. 이 홀은 작품이 빙 둘러싸고 있는 구조라 한가할 때가 아니면 몰입하기 어렵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입장 예약이 가능하다. 오른쪽 상단 Ticketing 클릭 후 Entrance Tickets를 선택하고, 뮤지엄 패스 소지자는 "Musée de l'Orangerie - Free of charge Reservation" 항목에 인원수를 추가하면 된다. 오디오 가이드는 5유로로 추가할 수 있다. 상설전시에는 모네의 수련 외에도 르누아르, 마티스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있으니 함께 둘러보면 된다. 여유롭게 관람해도 총 2시간에서 2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오랑주리 미술관 입구 근처에서는 콩코르드 광장, 에펠탑, 개선문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으면 튀틀리 정원을 걸어서 루브르 박물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도 코스의 묘미다.
루브르 박물관, 하루 코스에서는 전부 보려고 하지 않는 게 답
루브르 박물관은 오후 일정으로 잡되, 모든 작품을 보려고 하면 안 된다. 축구장 27개 크기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니, 꼭 보고 싶은 작품 위주로 동선을 짜야 한다. 대표작인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정도만 목표로 잡아도 하루 코스에서는 빠듯하다.
입장은 온라인 예매가 필수다. 현장구매는 피라미드 입구에서 긴 줄을 서야 하는데, 시간 낭비가 크다. 뮤지엄 패스가 있어도 예약은 별도로 해야 한다. 루브르 박물관은 지하 입구를 통해 들어가는 게 빠르다. 이탈리아 회화실에 있는 모나리자는 보호 유리가 설치되어 있고, 앞에 사람이 항상 많다. 밀로의 비너스도 계단으로 올라가는 길목 한가운데 있어 사람이 많이 몰린 곳을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 안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려면 앙젤리나 루브르 박물관점을 이용할 수 있다. 본점보다 줄이 짧은 편이라 시간을 아끼기 좋다. 다만 하루 코스에서 루브르는 2시간 안팎으로 보고 나오는 걸 추천한다. 루브르에서 오르세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오르세 미술관 오후 관람, 5층부터 내려오는 순서가 정답
오르세 미술관은 오후 2시 이후에 가는 걸 추천한다. 월요일이 휴관일이고, 목요일은 오후 9시 45분까지 야간 개장을 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르세 미술관은 인상주의 작품이 많은 곳이라 모네, 르누아르, 고흐, 고갱, 세잔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국 교과서에서 봤던 작품이 많아 친숙하게 느껴진다.
관람 순서는 5층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5층에 가장 유명한 작품이 많고 붐비기 때문이다. 5층과 0층(그라운드 층)만 봐도 익숙한 작품은 대부분 볼 수 있다. 시간이 없다면 이 두 층만 집중적으로 돌아도 아쉽지 않다. 오디오 가이드는 입구에서 5유로에 대여할 수 있고, 한국어 가이드도 제공된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놓치면 안 되는 포토스팟이 바로 시계탑이다. 5층에서 오른쪽으로 쭉 가면 나오는데, 늘 줄이 길지만 금방 빠지니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는 걸 추천한다. 시계탑 앞에는 간단한 음료와 음식을 파는 카페가 있고, 제대로 된 식사를 원하면 2층 레스토랑을 이용하면 된다.
미술관 하루 코스, 뮤지엄 패스로 아끼는 시간과 비용
세 곳 모두 파리 뮤지엄 패스로 입장이 가능하다. 뮤지엄 패스는 기간 내 여러 박물관과 기념물을 방문할 수 있는 패스로, 50개 이상의 박물관과 기념물에서 사용할 수 있다. 미술관 3곳 이상 방문할 계획이라면 가격적으로도 이득이고, 입장 줄이 따로 있는 곳이 많아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뮤지엄 패스가 있어도 예약이 필요한 곳이 있다. 오랑주리와 오르세는 무료 입장 예약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따로 해야 한다. 보통 두 달 전부터 예약이 가능한데, 오르세 무료 입장 예약이 오랑주리보다 쉬운 편이다. 루브르도 뮤지엄 패스 소지자는 시간대 예약이 필요하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에는 여러 박물관이 무료 입장을 제공한다. 이 날짜를 활용하면 입장료를 아낄 수 있지만, 대신 사람이 엄청나게 몰린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Q. 오랑주리, 루브르, 오르세 순서로 가는 이유가 뭔가요?
오랑주리를 가장 먼저 가는 이유는 규모가 작아서 오전에 빠르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네의 수련은 한적할 때 감상하는 게 좋다. 루브르는 규모가 커서 오후 시간을 넉넉히 잡고, 마지막으로 오르세를 보면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Q. 세 곳 다 보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가요?
보통 오전 9시에 오랑주리를 시작하면 오후 4-5시면 세 곳을 모두 볼 수 있다. 오랑주리 2시간, 루브르 2시간, 오르세 2시간 정도로 잡으면 된다. 걸어서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하루 2만 보는 충분히 나온다.
Q. 뮤지엄 패스가 있으면 바로 입장할 수 있나요?
아니다. 뮤지엄 패스가 있어도 루브르, 오랑주리, 오르세는 별도로 시간대 예약을 해야 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뮤지엄 패스 소지자용 무료 예약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