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텃밭을 시작하기엔 늦었다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7월은 텃밭의 두 번째 전성기로, 이 시기에 심은 작물들은 가을까지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름 기간이 1990년대 대비 2020년대에 평균 15일 이상 늘어나면서, 7월 중순부터 8월 초에 심어도 10월에서 11월까지 충분히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봄 작물보다 병해충이 적고 잡초도 덜 자라는 장점까지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텃밭에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심어보세요.
7월에 심으면 가을까지 든든한 작물 12가지
근대와 케일 폭염도 견디고 오래 수확하는 잎채소
근대는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잘 자라는 대표적인 작물입니다. 일반 상추는 7월에 심으면 금방 꽃이 올라와 쓴맛이 나지만, 근대는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컷 앤 컴 어게인(Cut and come again)’ 방식으로 바깥쪽 큰 잎만 따 먹으면 가운데서 계속 새 잎이 나와 최소 3-4개월은 거둘 수 있습니다.
케일은 근대보다 내한성이 더 뛰어나 영하 10도까지 견딥니다. 7월에 심으면 이듬해 봄까지도 수확이 가능해, 겨울철 텃밭 작물로도 활용하기 좋습니다. 수확한 잎은 두껍고 질겨서 쌈이나 즙으로 먹기에 적합합니다.
여주와 오크라 더운 기후를 활용한 특별 작물
기후가 점점 더워지면서 열대·아열대 작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주는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로, 35도가 넘는 폭염에서도 멀쩡히 자랍니다. 7월 초에 직파하면 8월 중순부터 수확이 가능하며, 10월 말까지도 열매가 달립니다. 쓴맛이 부담스럽다면 소금에 절인 후 물에 헹구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사용하면 됩니다.
오크라는 ‘여성의 손가락’이라는 별명을 가진 독특한 생김새의 작물입니다. 7월에 심으면 약 50일 후부터 수확할 수 있는데, 꼬투리가 7-10cm일 때 따야 가장 부드럽습니다. 다만 9월 이후 기온이 떨어지면 생육이 급격히 둔화되므로, 가을까지 꾸준히 수확하려면 여주가 더 안정적입니다.
얼갈이배추와 알타리무 가을 김치를 위한 준비
봄에 배추와 무를 심으면 꽃이 올라와 실패하기 쉽지만, 7월에 심으면 딱 좋습니다. 얼갈이배추는 일반 배추보다 키우기 훨씬 쉬운데, 결구(속이 차는 것)하지 않고 잎을 수확하는 방식이라 50-60일이면 수확할 수 있습니다. 7월 말에 심으면 9월 초부터 솎아내기 수확을 시작할 수 있고, 10월 중순까지 계속 수확할 수 있습니다.
알타리무는 총각무보다 작고 매운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뿌리가 10-15cm 정도로 작아 밀식 재배가 가능해 1㎡에 40-50주까지 심을 수 있어 공간 효율이 매우 좋습니다. 두 작물을 같은 시기에 심어 함께 김치를 담그면 가을 김치의 백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청경채와 비트 빠른 수확으로 텃밭 공백 메우기
청경채는 7월 초에 심으면 25-30일 만에 첫 수확이 가능한 ‘구원투수’입니다. 밀식 재배가 가능해 10cm 간격으로 심으면 1㎡에 100주 정도까지 심을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7월 초, 중순, 말로 나눠 파종하면 8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끊이지 않고 수확할 수 있습니다.
비트는 뿌리와 잎을 모두 먹을 수 있는 효자 작물입니다. 7월에 심으면 50-60일 후에 뿌리를 수확할 수 있고, 그전에도 잎을 따서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비트는 25도 이상에서 발아율이 떨어지므로, 7월 초보다는 7월 하순에 심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발아할 때까지는 흙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햇빛이 너무 강하면 차광망을 씌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쪽파와 시금치 의외로 7월에 잘 자라는 작물
쪽파는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심으면 50-60일 후부터 수확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필요한 만큼만 잘라 쓰고 나머지는 계속 자라게 두는 ‘부분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7월 말에 심은 쪽파는 이듬해 3월까지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시금치는 원래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내서성 품종이 많이 나와 7월에도 도전해볼 만합니다. 7월 말에서 8월 초에 심으면 30-40일 후인 9월 초부터 수확할 수 있습니다. 7월 재배 성공의 핵심은 발아 관리에 있습니다. 씨앗을 냉장고에 2-3일 넣어둔 후 파종하거나, 파종 후 차광망을 씌워 온도를 낮춰주면 발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욱과 가을 배추 전통 텃밭의 마지막 카드
아욱은 우리나라 전통 국거리 채소로, 더위에 강하고 병해충도 적어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입니다. 7월 말에 심으면 30-40일 후인 9월 초부터 솎아내기 수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씨앗을 흩어 뿌리기만 해도 잘 자라 관리가 매우 쉽습니다.
가을 배추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심어야 제맛을 냅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중부 지방 기준 배추 파종 적기는 7월 25일에서 8월 5일입니다. 배추는 잎이 넓어 수분 증발량이 많으므로, 7-8월 폭염 속에서는 하루에 두 번(아침, 저녁) 물을 줘야 합니다.
7월 텃밭 작물 선택 시 고려할 점
품종 선택의 중요성
7월에 심는 작물은 품종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금치의 경우 일반 품종은 7월에 심으면 발아도 잘 안 되고 금방 꽃이 올라오므로, ‘여름 시금치’ 품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여주도 F1 품종과 재래종이 있는데, F1은 수확량이 많고 열매가 균일하지만 씨앗을 받아 키우면 변이가 심합니다. 재래종은 맛이 진하고 쓴맛이 강한 대신 씨앗을 받아 계속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병해충 관리 방법
7-8월은 벼룩잎벌레 발생이 가장 심한 시기입니다. 이 벌레가 잎에 구멍을 내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므로, 얼갈이배추나 배추를 심을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파종 후 2주 동안은 한낮에 차광막을 씌워 벌레의 활동을 억제하거나, 유기농 제충국을 희석해 5-7일 간격으로 뿌려주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물 빠짐과 두둑 높이
알타리무나 배추처럼 뿌리를 수확하는 작물은 배수가 중요합니다. 배수가 잘 안 되는 땅에 심으면 무가 썩거나 갈라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7월에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두둑을 최소 20cm 이상 높게 만들어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Q. 7월에 심은 작물이 폭염을 견딜 수 있을까요?
A. 네, 가능합니다. 근대, 여주, 오크라 등은 30도가 넘는 폭염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입니다. 다만 청경채나 시금치처럼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은 차광막이나 그늘막을 이용해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Q. 7월 텃밭에 물은 얼마나 자주 줘야 하나요?
A. 작물과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폭염이 계속될 때 배추처럼 잎이 넓은 작물은 하루에 두 번(아침, 저녁) 물을 줘야 합니다. 일반적인 잎채소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물을 주는 것이 적당합니다.
Q. 7월에 심어서 겨울까지 수확 가능한 작물은 무엇인가요?
A. 케일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영하 10도까지 견디는 내한성이 있어 7월에 심으면 이듬해 봄까지도 수확이 가능합니다. 쪽파도 겨울에는 생육이 느리지만 땅속에서 월동하고 봄에 다시 자라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