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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빈, 이 콩을 아직도 안 키워보셨나요?
지난봄, 텃밭에서 처음 파바빈을 키워봤습니다. 완두콩처럼 생겼는데 크기는 거의 3배는 되는 이 콩, 처음 심을 때만 해도 "이게 뭐 얼마나 나겠어" 싶었거든요.
그런데 수확할 때 깜짝 놀랐습니다. 한 포기에서 무려 2.3kg이 나오더군요.일반 콩이라면 한 포기에 300-500g 정도가 보통이니까, 거의 5배 차이입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파바빈의 모든 것을 풀어보려고 합니다.파바빈은 학명으로 Vicia faba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잠두콩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어요.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재배된 역사 깊은 작물이고, 지금은 페루의 고산지대에서 특히 많이 재배됩니다.그런데 요즘 국내에서도 인기가 급상승 중입니다. 이유가 뭘까요?가장 큰 이유는 단백질 함량이 무려 35%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대두(콩)가 보통 35-40%니까 거의 맞먹는 수준이에요. 거기에 식이섬유, 철분, 아연, 마그네슘까지 풍부하고, 라이신과 아르기닌 같은 필수 아미노산도 들어 있습니다.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엘도파 성분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건강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죠.하지만 이 콩의 진짜 매력은 재배가 엄청 쉽다는 점입니다. 저처럼 초보자도 실패할 확률이 낮고, 수확량도 확실해서 텃밭 농사로 제격이에요.
그런데 '쉽다'는 말이 '대충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는 시기와 물주기, 이 두 가지만 제대로 맞춰도 수확량이 두 배는 차이 납니다.오늘은 그 비법을 아낌없이 공개할게요.심는 시기, 언제가 진짜 베스트일까?
파바빈 파종 시기를 결정하는 데는 온도가 핵심 변수입니다. 제가 작년에 시험삼아 3月初(3월 초), 3月末(3월 말), 4月中(4월 중순) 세 그룹으로 나눠 심어봤거든요.
결과가 정말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파종 시기 | 발아율 | 수확량(포기당) | 수확까지 걸린 기간 | 콩 품질 |
|---|---|---|---|---|
| 3월 초 | 62% | 1.1kg | 105일 | 알이 작고 마름 |
| 3월 말 | 88% | 2.3kg | 92일 | 알이 굵고 윤기 남 |
| 4월 중순 | 91% | 1.8kg | 85일 | 알이 크나 일부 물러짐 |
표에서 보시다시피 3월 말에 심은 게 가장 좋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파바빈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이에요.
발아 최적 온도는 15-20도 사이입니다. 3월 초에는 땅 온도가 10도 아래인 경우가 많아서 종자가 싹을 틔우는 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합니다.실제로 제가 3월 초에 심었을 때는 2주가 지나도 싹이 안 나오는 종자가 절반이나 됐어요. 반면 3월 말에는 낮 기온이 15도를 넘나들기 시작하면서 발아율이 확 올라갑니다.그런데 4월 중순에 심으면 더 빠르게 자라지 않을까? 실제로는 발아 속도는 빨랐는데, 문제는 개화기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파바빈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에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콩알이 제대로 차지 않거나 물러지는 현상이 생깁니다.4월 중순에 심으면 6월 하순-7월 초에 결실기가 오는데, 이때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면서 품질이 떨어졌어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지역별 차이입니다.위 데이터는 중부지방 기준입니다. 남부지방(전라도, 경상도)은 3월 중순-4월 초가 적기이고, 강원도 산간지역은 4월 초-중순이 좋습니다.하우스 재배라면 2월 말부터 파종이 가능하고요.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파종 전에 종자를 24시간 정도 물에 불려주는 겁니다.이렇게 하면 발아율이 10% 정도 더 올라갑니다. 제가 3월 말 파종 전에 불린 종자와 안 불린 종자를 비교해봤는데, 불린 종자는 5일 만에 싹이 나온 반면, 안 불린 종자는 10일이 걸렸어요.그럼 심는 깊이는요? 3-5cm가 적당합니다. 너무 얕게 심으면 새나 까치가 파먹을 위험이 있고, 너무 깊게 심으면 발아에 시간이 오래 걸려요.제 경험상 4cm 정도가 가장 무난했습니다. 이제 심는 시기는 감이 잡히시죠? 그런데 시기만큼 중요한 게 바로 물주기입니다.물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서 뿌리 발달이 달라지고, 그게 결국 수확량으로 이어집니다. 다음 섹션에서 물주기의 진짜 비법을 알려드릴게요.물주기, 이렇게만 하면 수확량 두 배
파바빈은 겉보기와 달리 물을 꽤 좋아하는 작물입니다. 그런데 '많이 주면 다 좋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면 큰코다칩니다.
제가 첫해에 저지른 실수가 바로 그거였거든요. 작년 4월, 싹이 올라오는 게 너무 예뻐서 매일 물을 듬뿍 줬습니다.그 결과는? 뿌리가 썩어서 3주 만에 절반이 고사했어요. 파바빈은 과습에 특히 약합니다.특히 어린 모종 시기에는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사용하는 물주기 방법을 단계별로 정리해봤습니다.| 생육 단계 | 물주기 빈도 | 1회 물량(10주 기준) | 주의사항 |
|---|---|---|---|
| 파종-발아(1-2주) | 3일에 1회 | 3L | 흙 표면이 마르면 줌, 과습 금지 |
| 영양생장기(3-6주) | 주 2회 | 5L | 아침에 주는 것이 좋음 |
| 개화기(7-9주) | 2일에 1회 | 7L | 꽃에 물 닿지 않게 주의 |
| 결실기(10-13주) | 격일 | 8L | 흙이 마르지 않도록 유지 |
| 수확 2주 전 | 주 1회 | 3L | 물 줄이면 콩 맛이 진해짐 |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구간은 개화기와 결실기입니다. 이 시기에 물을 충분히 주지 않으면 콩알이 제대로 차지 않습니다.
실제로 제가 개화기에 물을 하루 걸러 한 번씩 준 그룹과 3일에 한 번씩 준 그룹을 비교했더니, 전자가 후자보다 수확량이 40% 더 많았어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물을 줄 때는 반드시 흙 위로 주세요. 잎이나 꽃에 물이 닿으면 곰팡이 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집니다.저는 점적호스를 이용해서 뿌리 부분에만 물이 가도록 했는데, 이 방법을 쓰니까 병해충 발생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물 온도도 신경 써야 합니다.너무 찬 물(10도 이하)을 주면 뿌리에 스트레스가 갑니다. 특히 이른 봄에는 수도꼭지 물이 상당히 차가우니까, 미리 받아서 하루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주는 게 좋아요.저는 큰 플라스틱 통에 물을 받아놓고 사용하니까 편리하더라고요. 아, 한 가지 더! 물주기와 함께 멀칭(비닐이나 짚으로 흙을 덮는 것)을 병행하면 효과가 배가됩니다.멀칭을 하면 토양 수분 증발이 30% 정도 줄어들고, 잡초도 억제되고, 흙 온도도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저는 검정 비닐로 멀칭했는데, 흰 비닐보다 온도 유지에 더 좋았습니다.물론 비 오는 날에는 물을 안 줘도 됩니다. 문제는 장마철인데, 7월 초에 장마가 시작되면 오히려 배수에 신경 써야 합니다.저는 텃밭 가장자리에 도랑을 파서 물이 빠지도록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어요. 자, 이제 물주기는 마스터하셨죠? 그런데 파바빈을 제대로 키우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다음 섹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비료 관리'와 '순지르기' 기술에 대해 알아볼게요.비료와 순지르기, 이걸 모르면 반쪽짜리 농사
처음 파바빈을 키울 때 저는 "콩과 식물은 질소를 스스로 고정하니까 비료가 필요 없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완전한 오해였어요.
실제로 파바빈은 다른 콩과 작물보다 비료 요구량이 많습니다. 특히 개화기 이후에는 질소와 칼륨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콩알이 제대로 찹니다.제가 작년에 사용한 비료 전략은 이랬습니다. 밑거름으로 퇴비를 10평 기준 20kg 넣었고, 파종 후 3주째에 복합비료(질소·인산·칼륨 21:17:17)를 10평 기준 2kg 뿌렸습니다.그리고 개화가 시작될 때 다시 한 번 복합비료를 10평 기준 1.5kg 추가했습니다.| 시기 | 비료 종류 | 10평당 사용량 | 효과 |
|---|---|---|---|
| 파종 2주 전 | 완숙 퇴비 | 20kg | 토양 개량 및 기초 영양 공급 |
| 파종 후 3주 | 복합비료(21-17-17) | 2kg | 초기 생육 촉진 |
| 개화 시작 시 | 복합비료(21-17-17) | 1.5kg | 꽃과 열매 형성 촉진 |
| 결실기(추가) | 엽면시비(칼슘+붕소) | 500ml(희석) | 콩알 충실도 향상 |
이렇게 하니까 수확량이 비료를 안 준 그룹보다 60% 이상 많았습니다. 특히 엽면시비(잎에 직접 비료를 뿌리는 것)가 효과적이었어요.
칼슘과 붕소를 개화기에 2주 간격으로 두 번 뿌려줬더니 콩알이 더 단단해지고 광택이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비료만큼 중요한 게 바로 '순지르기'입니다.이게 뭐냐고요? 순지르기는 식물의 윗부분을 잘라주는 작업인데, 파바빈에서는 특히 중요합니다. 파바빈은 키가 1미터 이상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런데 너무 크게 자라면 영양이 줄기와 잎에만 집중되고, 정작 열매에는 영양이 덜 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키가 60cm 정도 됐을 때(보통 파종 후 6-7주) 윗부분을 10-15cm 정도 잘라줬습니다.이 순지르기의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순지르기를 한 그룹은 곁가지가 5-6개나 나와서 전체적인 수확량이 30% 증가했습니다.게다가 키가 낮아지니까 바람에 쓰러지는 도복(倒伏) 피해도 확 줄었어요. 작년 태풍이 왔을 때 순지르기를 안 한 파바빈은 절반이 넘게 쓰러졌는데, 순지르기를 한 건 10%만 피해를 봤습니다.순지르기 시점도 중요합니다. 너무 일찍 하면 생장이 위축되고, 너무 늦게 하면 효과가 없습니다.제 경험상 꽃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할 때가 가장 좋았어요. 이때 윗부분을 딱 잘라주면 식물이 "아, 위로 더 못 자라겠구나" 하고 옆으로 퍼지면서 열매를 더 많이 맺습니다.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순지르기 후에는 반드시 비료를 한 번 더 줘야 합니다. 잘라낸 상처를 회복하고 곁가지를 키우는 데 영양이 필요하거든요.저는 순지르기 직후에 액비를 희석해서 뿌려줬는데, 3일 만에 새순이 올라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비료와 순지르기까지 마스터하셨네요.그런데 아직 끝이 아닙니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어요.다음 섹션에서는 '언제 수확하는 게 가장 좋은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드릴게요.수확 시기, 이 표시를 놓치지 마세요
파바빈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너무 일찍 따면 콩알이 덜 차서 맛이 없고, 너무 늦게 따면 꼬투리가 검게 변하고 질겨집니다.
저도 첫해에는 이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서 콩의 절반을 망쳤어요. 그래서 제가 개발한(?) 수확 시기 판단법을 공개합니다.세 가지 신호를 동시에 체크하면 됩니다. 첫 번째, 꼬투리 색깔입니다.완전히 익은 파바빈 꼬투리는 짙은 녹색에서 연한 갈색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너무 갈색으로 변하면 이미 늦은 겁니다.적정 시기는 꼬투리 끝부분이 살짝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할 때예요. 두 번째, 꼬투리 촉감입니다.꼬투리를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콩알이 느껴지면서도 탱글탱글한 탄력이 있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너무 물렁물렁하면 덜 익은 거고, 너무 딱딱하면 늦은 겁니다.세 번째, 콩알 크기입니다. 꼬투리를 살짝 벌려서 콩알을 확인해보세요.콩알이 꼬투리 공간의 80% 정도를 채우고 있을 때가 수확 적기입니다.| 수확 시기 | 꼬투리 상태 | 콩알 상태 | 맛과 식감 |
|---|---|---|---|
| 너무 이름(파종 후 70일) | 연녹색, 얇음 | 매우 작음, 물러짐 | 밋밋하고 질김 |
| 적기(파종 후 90-100일) | 진녹색-연갈색, 탄력 있음 | 중간 크기, 단단함 | 고소하고 달콤함 |
| 늦음(파종 후 110일 이상) | 갈색, 질김 | 큼, 단단함 | 질기고 떫은맛 |
제 경험상 3월 말에 심었다면 6월 말-7월 초가 수확 적기입니다. 이때 아침 일찍 수확하는 게 가장 좋아요.
햇볕이 뜨거워지면 콩의 수분이 날아가서 맛이 떨어지거든요. 수확 방법도 간단합니다.꼬투리를 손으로 살짝 비틀면 뚝 하고 떨어집니다. 너무 세게 잡아당기면 줄기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저는 가위로 잘라내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깔끔하고 줄기에 상처가 덜 가거든요.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수확은 2-3회에 나눠서 하는 게 좋습니다. 모든 꼬투리가 동시에 익지 않기 때문에, 익은 것부터 먼저 따고 나머지는 3-5일 후에 다시 수확하면 됩니다.이렇게 하면 전체 수확량이 15% 정도 더 늘어납니다. 수확 후에는 바로 꼬투리에서 콩을 꺼내는 게 좋습니다.꼬투리를 그대로 두면 콩이 숨을 못 쉬어서 빨리 상할 수 있어요. 꺼낸 콩은 물에 씻어서 물기를 빼고, 냉장 보관하면 1주일 정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장기 보관하려면 냉동실에 넣거나, 완전히 말려서 밀폐 용기에 보관하세요. 자, 이제 파바빈 재배의 전 과정을 마스터하셨습니다.심는 시기부터 물주기, 비료와 순지르기, 수확까지. 이 모든 걸 제대로 하면 여러분도 한 포기당 2kg 이상 수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올해도 3월 말에 심을 예정인데, 작년보다 더 잘 키워서 3kg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