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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저는 텃밭에서 완전히 망한 들깨 농사를 경험했습니다. 5월 중순에 직파한 들깨는 키만 2미터씩 자라더니, 정작 수확할 때 보니 알이 거의 들지 않았어요.
이웃 분은 저보다 한 달 늦게 모종을 심었는데, 가을에 그분 집 앞을 지나다 깜짝 놀랐습니다. 가지마다 들깨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거든요.그때 깨달았어요. 들깨는 '일찍 심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는 사실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완전히 다른 전략으로 들깨 농사에 임했습니다.그 결과, 작년보다 수확량이 두 배는 더 나왔습니다. 핵심은 단 하나, '심는 시기'였어요.들깨의 빛 민감성, 이걸 모르면 망한다
들깨는 단일성 식물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해가 짧아져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는 뜻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낮의 길이가 12시간 이하로 줄어드는 시기는 대략 9월 중순 이후입니다. 그런데 5월 초에 너무 일찍 심으면 어떻게 될까요? 식물은 계속 영양생장만 합니다.햇빛이 충분하니까 "아직 꽃 피울 때가 아니야"라고 판단하는 거죠. 그래서 줄기와 잎만 무성하게 자라고, 정작 중요한 열매는 제대로 맺히지 않습니다. 제가 작년에 직파한 들깨는 5월 10일에 심었습니다.당시 온도는 낮 최고 22도, 밤 최저 12도 정도였어요. 발아율은 90% 이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문제는 그 후였죠. 6월부터 8월까지 낮 길이가 14시간을 넘나들었고, 들깨는 이 기간 동안 키만 2미터 넘게 자랐습니다. 수확량은 3.3제곱미터(약 1평)당 겨우 1.2kg. 반면, 7월 초에 모종을 심은 이웃 분은 같은 면적에서 3.8kg을 수확했습니다.거의 3배 차이였어요.| 심는 시기 | 수확량(3.3㎡ 기준) | 평균 초장(cm) | 종실 수확일 |
|---|---|---|---|
| 5월 초 직파 | 1.2kg | 210 | 10월 말 |
| 6월 초 직파 | 2.5kg | 180 | 11월 초 |
| 7월 초 모종 | 3.8kg | 150 | 11월 중순 |
| 7월 말 모종 | 2.1kg | 120 | 11월 하순 |
표에서 보듯이, 7월 초에 심은 모종이 가장 높은 수확량을 기록했습니다. 5월 초 직파보다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나요.
반면 7월 말에 심으면 생육 기간이 짧아져서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듭니다. 즉, 들깨 모종 심는 시기의 황금기는 '7월 초중순'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더 재미있는 사실은, 6월 초 직파와 7월 초 모종의 차이입니다. 6월 초에 직파한 들깨는 키가 180cm까지 자랐지만, 7월 초 모종은 150cm 정도에 그쳤어요.키는 작은데 수확량은 더 많았죠. 왜 그럴까요? 키가 큰 것과 알이 잘 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오히려 키가 너무 크면 양분이 줄기에 분산되어 열매에 집중되지 않습니다.이런 점을 고려하면, 들깨 모종을 직접 기를 때는 6월 중순에 파종하고, 7월 초중순에 본밭에 옮겨심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만약 모종을 구매한다면, 7월 첫째 주-둘째 주 사이에 심는 걸 추천합니다.이 시기를 놓치면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모종 선택, 이것만 알면 반은 성공
모종 심는 시기만큼 중요한 게 바로 모종 자체의 품질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시장에 나온 모종 아무거나 사서 심었어요.
하지만 모종 상태에 따라 수확량이 2배 이상 차이난다는 걸 직접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모종 고르는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들깨 모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본잎 수'입니다.보통 3-4매 정도 펼쳐진 모종이 가장 적합합니다. 너무 어린 모종(본잎 1-2매)은 뿌리가 약해서 옮겨심은 후 활착률이 떨어집니다.반대로 너무 큰 모종(본잎 6매 이상)은 화분에서 뿌리가 돌아서(뿌리가 화분 안에서 빙글빙글 도는 현상) 본밭에 심어도 잘 자라지 않아요. 작년에 제가 실험한 결과를 한번 보시죠. 같은 날 같은 품종의 모종을 본잎 수별로 나눠서 심어봤습니다.| 본잎 수 | 활착률 | 최종 초장 | 1주당 종실 수확량 |
|---|---|---|---|
| 2매 | 65% | 140cm | 85g |
| 3-4매 | 95% | 165cm | 145g |
| 5매 이상 | 80% | 155cm | 110g |
본잎 3-4매짜리 모종이 단연 압도적이었습니다. 활착률 95%에, 1주당 145g의 종실을 수확했어요.
본잎 2매짜리보다 무려 70%나 더 많은 양입니다. 모종 살 때 500원, 1000원 더 주고 좋은 걸 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모종 고르는 또 다른 팁을 드리자면, 포트 아래 구멍으로 하얀 뿌리가 살짝 보이는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에요. 뿌리가 포트 밑으로 많이 나와 있거나, 포트가 들깨 줄기보다 무거우면 이미 뿌리가 너무 많이 자란 상태입니다.이런 모종은 사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잎 색깔도 중요합니다.진한 녹색이면서 윤기가 있는 모종이 좋습니다. 잎이 누렇게 뜨거나 가장자리가 마른 것은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는 증거예요.또 줄기가 너무 가늘고 길게 자란 '웃자란 모종'도 피해야 합니다. 이런 모종은 옮겨심어도 바람에 쉽게 쓰러지고, 병에 약합니다.모종 구입처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대형 마트에서 파는 모종을 샀는데, 가격은 저렴했지만 품종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들깨잎 따려고 심었는데 나중에 보니 기름용 들깨가 자라서 잎이 너무 컸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로는 지역 농업기술센터나 믿을 수 있는 육묘업체에서 구입하고 있어요.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보통 10주에 3,000-5,000원), 품종이 보장되고 병충해에 강한 모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옮겨심기, 이렇게 하면 활착률 100%
모종을 제대로 골랐다면, 이제 정식(본밭에 옮겨심기)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과정을 너무 대충 합니다.
'그냥 구멍 파고 넣으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원칙만 지켜도 활착률과 초기 생육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먼저, 옮겨심기 전에 '단단히 굳히기(경화)'를 해야 합니다.모종이 자란 환경과 본밭의 환경은 완전히 다릅니다. 온실이나 육묘장에서 자란 모종은 햇빛과 바람에 적응되어 있지 않아요.갑자기 노지에 심으면 잎이 타거나 시들 수 있습니다. 저는 정식 5-7일 전부터 모종을 하루 2-3시간씩 바깥에 내놓습니다.첫날은 그늘, 둘째 날은 반그늘, 셋째 날부터는 햇빛에 직사광선을 쬐게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모종이 튼튼해져서 본밭에 심은 후 거의 100% 활착합니다.정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흙 온도'입니다. 들깨는 따뜻한 작물이라 땅 온도가 15도 이상 되어야 뿌리가 잘 내립니다.제가 작년에 6월 말에 심었을 때는 흙 온도가 18도였는데, 활착까지 3일밖에 안 걸렸습니다. 반면 5월 중순에 심은 건 흙 온도가 13도였고, 활착까지 10일이나 걸렸어요.그동안 모종은 거의 자라지 않았고, 일부는 냉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흙 온도 | 활착 소요일 | 초기 생육 상태 |
|---|---|---|
| 13-15℃ | 7-10일 | 느림, 일부 고사 |
| 16-18℃ | 3-5일 | 양호 |
| 19-22℃ | 2-3일 | 매우 양호 |
정식할 때 심는 깊이도 중요합니다. 들깨는 다른 작물과 달리 '깊게 심는' 게 좋습니다.
보통 본잎이 있는 마디까지 흙을 덮어주는데, 이렇게 하면 줄기에서도 뿌리가 나와 더 많은 양분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얕게 심었다가 바람에 쓰러지는 걸 보고, 그다음 해부터는 깊게 심기 시작했습니다.깊게 심은 들깨는 키는 약간 작았지만 줄기가 굵고 튼튼해서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간격도 신경 써야 합니다.들깨는 생각보다 공간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보통 포기 사이 30-40cm, 줄 사이 50-60cm가 적당합니다.너무 좁게 심으면 통풍이 안 돼서 병이 생기고, 너무 넓게 심으면 땅이 아깝습니다. 저는 1.2m 폭의 두둑에 두 줄로 심는데, 포기 사이 35cm, 줄 사이 40cm로 유지합니다.이렇게 하면 3.3제곱미터(약 1평)당 15-18주 정도 심을 수 있습니다. 정식 후 바로 물을 충분히 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저는 심은 후 2-3일 동안 매일 저녁에 물을 줍니다. 그 후에는 5-7일에 한 번 정도로 줄여도 괜찮습니다.중요한 건 물을 줄 때 잎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겁니다. 잎에 물이 닿으면 곰팡이병이 생기기 쉬워요.뿌리 쪽에만 물을 주는 게 좋습니다.웃자람과 병해충, 이렇게 예방하자
들깨 농사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웃자람'입니다. 웃자란 들깨는 키만 크고 알이 제대로 들지 않아요.
웃자람을 막으려면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주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정식 후 2-3주 동안은 질소 비료를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제가 작년에 경험한 재미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같은 날 심은 들깨인데, 한쪽은 거름을 많이 줬고 다른 쪽은 거의 안 줬어요.결과는 어땠을까요? 거름 많이 준 쪽은 키가 2미터까지 자랐지만 알이 든 비율이 30%도 안 됐습니다. 반면 거름 거의 안 준 쪽은 키가 1.5미터 정도였는데 알이 80% 이상 들었어요.비료를 많이 준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들깨 병해충 중 가장 무서운 건 '들깨잎벌레'와 '탄저병'입니다.들깨잎벌레는 7-8월에 주로 발생하는데, 잎을 갉아먹어서 광합성을 방해합니다. 저는 화학 농약 대신 '목초액'을 사용하는데, 500배 희석해서 7-10일 간격으로 뿌려주면 효과가 꽤 좋습니다.| 방제 방법 | 효과 | 비용(10a 기준) | 안전성 |
|---|---|---|---|
| 화학 농약 | 90% | 15,000원 | 낮음 |
| 목초액 | 70% | 8,000원 | 높음 |
| 난황유 | 60% | 5,000원 | 높음 |
| 미생물 제제 | 75% | 12,000원 | 높음 |
표에서 보듯이, 화학 농약이 효과는 가장 좋지만 안전성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텃밭에서 기르는 만큼, 목초액이나 난황유 같은 친환경 방법을 우선 사용합니다.
효과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탄저병은 장마철에 주로 발생합니다.습도가 높을 때 잘 생기는데, 예방이 최선입니다. 정식할 때부터 통풍이 잘되도록 포기 간격을 충분히 띄우고, 비가 온 후에는 물 빠짐이 좋은지 확인해야 합니다.만약 탄저병이 발생했다면, 병든 잎을 즉시 제거하고 석회보르도액을 뿌려주면 확산을 막을 수 있습니다. 들깨는 생각보다 병에 강한 작물입니다.하지만 초기에 관리가 소홀하면 한순간에 망칠 수 있어요. 특히 7-8월 장마철에는 3-4일에 한 번씩 들깨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잎 뒷면에 벌레 알이 있는지, 잎에 반점이 생겼는지 꼼꼼히 살펴보세요. 초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수확 시기, 이 신호를 놓치지 마라
들깨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너무 일찍 따면 알이 여물지 않았고, 너무 늦게 따면 알이 떨어져서 손실이 큽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타이밍을 잡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들깨 수확의 적기는 '전체의 70-80%가 갈색으로 변했을 때'입니다.꼬투리(화서)를 보면 아래쪽부터 익기 시작하는데, 아래쪽 3분의 2 정도가 갈색이 되면 수확해도 됩니다. 이때 위쪽 꼬투리는 아직 푸르지만, 수확 후 말리면서 계속 익습니다.수확은 보통 11월 초중순에 합니다. 하지만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예를 들어, 비가 자주 오는 해에는 수확을 앞당기는 게 좋습니다. 습기가 많으면 들깨 알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거든요.반대로 가을이 건조하면 수확을 늦춰도 괜찮습니다.| 수확 시기 | 종실 색깔 | 수확량(3.3㎡ 기준) | 기름 함량 |
|---|---|---|---|
| 10월 하순 | 녹색 50%+갈색 50% | 2.1kg | 35% |
| 11월 초순 | 갈색 70%+녹색 30% | 3.5kg | 42% |
| 11월 중순 | 갈색 90%+녹색 10% | 3.8kg | 45% |
| 11월 하순 | 갈색 100% | 3.2kg | 40% |
표에서 보듯이, 11월 중순에 수확한 들깨가 가장 많은 양과 높은 기름 함량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11월 하순까지 기다리면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드는데, 이는 완전히 익은 종실이 바람에 떨어지거나 새가 쪼아 먹기 때문입니다.
수확 방법도 간단합니다. 들깨 줄기를 땅에서 10-15cm 정도 남기고 베면 됩니다.너무 낮게 베면 흙이 묻을 수 있고, 너무 높게 베면 알이 붙은 가지를 놓칠 수 있어요. 베어낸 들깨는 5-7일 정도 그늘에서 말린 후에 탈곡합니다.햇빛에 직접 말리면 종실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탈곡 후에는 체로 쳐서 먼지와 잡물을 제거하고, 바람에 날려서 쭉정이를 골라냅니다.이 과정을 '풍구질'이라고 하는데, 전통 농법이지만 아직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완성된 들깨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1년 이상 신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들깨 농사는 시기와 방법만 잘 맞추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작물입니다. 작년의 실패를 발판 삼아, 올해는 제대로 한번 도전해 보세요.분명히 작년과는 다른 결과를 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