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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녹두 농사의 90%는 심는 시기에 달렸을까
지난여름, 나는 충북 괴산의 한 녹두 농가를 찾았다. 50대 초반의 농부 김씨는 4년째 녹두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그의 밭은 마치 다른 세상 같았다.
옆 밭의 녹두는 키가 제각각이고 꼬투리 수도 들쭉날쭉했지만, 김씨의 밭은 마치 줄자로 잰 듯이 균일했다.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말했다."비결은 달력이에요. 하루 차이로 수확량이 30%는 왔다 갔다 합니다."녹두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물이다. 고온성 작물이라 평균 기온이 20도에서 40도 사이에서 자라는데, 가장 이상적인 생장 온도는 28도에서 30도 사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 온도 구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점. 중부지방 기준으로 6월 초에서 8월 말까지, 고작 3개월 남짓이다. 이 짧은 기간을 놓치면 녹두는 제대로 크지도 않고, 꼬투리 수도 형편없어진다.내가 직접 2년 동안 텃밭에서 녹두를 키워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심는 시기를 일주일만 늦춰도 수확량에 확연한 차이가 난다. 2022년 6월 5일에 심었을 때는 평당 1.2kg 정도 나왔는데, 2023년 6월 12일에 심었을 때는 0.8kg으로 뚝 떨어졌다.같은 품종, 같은 거름, 같은 관리였는데도 말이다.| 구분 | 적정 파종 시기 | 평균 기온 | 예상 수확량(평당) | 비고 |
|---|---|---|---|---|
| 중부지방(경기, 강원, 충청) | 6월 1일 - 6월 25일 | 22-28°C | 1.0-1.5kg | 늦서리 위험 종료 후 파종 |
| 남부지방(전라, 경상, 제주) | 6월 15일 - 7월 20일 | 25-30°C | 1.2-1.8kg | 장마 시작 전 파종 완료 |
| 산간지방(고랭지) | 6월 10일 - 6월 30일 | 18-25°C | 0.8-1.2kg | 야간 기온 15°C 이하 주의 |
이 표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다. 남부지방이 중부지방보다 파종 시기가 오히려 늦다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녹두는 더운 걸 좋아하지만, 장마철에 꽃이 피면 수정이 제대로 안 된다. 남부지방은 6월 중순부터 장마가 시작되므로, 장마가 끝난 7월 초중순에 파종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다.이걸 모르고 6월 초에 심었다간 꽃 필 때 비를 맞고 수확량이 반토막 나는 참사를 겪을 수 있다.온도계 하나로 수확량 2배 만드는 비결
녹두 농사에서 온도는 그냥 중요한 게 아니다. 절대적이다. 내가 녹두 농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냥 대충 6월 초에 심으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발아율이 40%도 안 됐고, 싹이 나온 것들도 웃자라서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알고 보니 녹두 씨앗은 땅 속 온도가 15도 이상일 때 발아하기 시작하는데, 제대로 싹을 틔우려면 18도 이상은 되어야 한다.2021년 봄은 유난히 쌀쌀해서 6월 초에도 땅 속 온도가 14도에 머물렀다. 그걸 모르고 일찍 심었던 게 화근이었다.농촌진흥청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녹두의 발아율은 파종 당시 지온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지온 15도에서 발아율은 55%, 20도에서는 85%, 25도에서는 95%로 올라간다.단 5도 차이가 발아율을 30% 이상 좌우하는 셈이다.| 지온(10cm 깊이) | 녹두 발아율 | 발아 소요일 | 초기 생육 상태 | 권장 여부 |
|---|---|---|---|---|
| 12-14°C | 30-40% | 10-14일 | 불량(웃자람, 병약) | ❌ 절대 비권장 |
| 15-17°C | 50-65% | 7-10일 | 보통(생육 더딤) | ⚠️ 위험 |
| 18-20°C | 75-85% | 5-7일 | 양호(균일함) | ✅ 권장 |
| 21-25°C | 90-95% | 3-5일 | 최적(튼튼함) | ✅ 적기 |
| 26°C 이상 | 85-90% | 2-3일 | 빠르지만 연약 | ⚠️ 고온 스트레스 |
그렇다면 지온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정확한 방법은 땅 속 온도계를 10cm 깊이에 꽂아 측정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1만 원 정도면 살 수 있고, 한 번 사면 몇 년은 쓴다.
농자재 판매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지온계' 또는 '토양 온도계'로 검색하면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온도계가 없더라도 간단히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바로 밤 기온을 확인하는 것. 밤 최저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3일 연속 유지된다면, 다음 날 아침 지온은 대략 18-20도 정도로 올라가 있다. 이게 바로 파종 적기 신호다.내가 3년 동안 기록한 일지를 보면, 6월 5일 전후로 밤 기온이 15도를 넘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2022년처럼 이상기후로 6월 중순까지 밤 기온이 12도에 머문 해도 있었다.그해 6월 10일에 심은 녹두는 발아율이 50%도 안 됐고, 결국 6월 25일에 다시 파종했다. 두 번 손이 간 셈이다.만약 텃밭에서 녹두를 키운다면, 2주 간격으로 나눠서 파종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6월 1일, 6월 15일, 6월 30일 이렇게 세 번 나눠 심으면, 그중 한 번은 반드시 적기를 맞출 확률이 높다.이렇게 하면 수확 시기도 분산되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파종 깊이와 간격, 무심코 넘기면 망하는 이유
심는 시기만큼 중요한 게 바로 어떻게 심느냐다. 나는 처음에 녹두 씨앗을 너무 깊게 심었다가 큰코다쳤다.
"땅 속이 더 따뜻하니까 깊이 심으면 발아가 더 잘 되겠지?"라는 순진한 생각에 5-6cm 깊이로 묻었는데, 결과는 암흑이었다. 2주가 지나도록 싹이 나오지 않아 땅을 파보니 씨앗들이 그대로 썩어 있었다.녹두는 작은 씨앗이다. 보통 지름 3-4mm 정도. 이런 작은 씨앗이 흙을 뚫고 올라오려면 충분한 힘이 필요한데, 깊이 묻으면 그 힘이 바닥난다.적정 파종 깊이는 2-3cm다. 너무 얕으면 새나 개미에게 먹힐 위험이 있고, 너무 깊으면 발아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간격도 무시할 수 없다. 처음 녹두를 심을 때 나는 "많이 심어야 많이 난다"는 생각에 씨앗을 듬뿍 뿌렸다.1평에 100립 이상을 뿌렸던 것 같다. 결과는? 모든 개체가 키만 크고 꼬투리는 거의 달리지 않았다.서로 햇빛과 양분을 두고 경쟁하다 보니 제대로 자랄 수 없었던 것이다.| 파종 방식 | 이랑 너비 | 포기 간격 | 파종 깊이 | 1평당 파종량 | 특징 |
|---|---|---|---|---|---|
| 한 줄 심기 | 20-30cm | 10-15cm | 2-3cm | 30-40립 | 소규모 텃밭에 적합 |
| 두 줄 심기(나란히) | 50-60cm | 10-15cm | 2-3cm | 50-60립 | 대규모 농가 선호 |
| 세 줄 심기(지그재그) | 60-70cm | 15-20cm | 2-3cm | 60-80립 | 기계화 영농에 적합 |
| 점뿌림 | 없음(구멍) | 20-25cm | 3-4cm | 20-25립 | 한 구멍에 2-3립 파종 |
농촌진흥청의 시험 재배 결과를 보면, 포기 간격이 10cm일 때 평당 수확량은 1.1kg, 15cm일 때 1.3kg, 20cm일 때 1.0kg이었다. 즉, 너무 좁아도 너무 넓어도 안 되고, 15cm 전후가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이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점뿌림 방식이 가장 실패 확률이 낮다. 구멍을 3-4cm 깊이로 파고 2-3립씩 넣은 다음 흙을 덮어주면 된다.이렇게 하면 한 구멍에서 2-3개체가 올라오는데, 나중에 솎아내기(적과)를 하면 된다. 이 방법은 씨앗이 적게 들고, 발아율이 낮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개체 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파종 후에는 반드시 진압을 해줘야 한다. 씨앗을 심고 흙을 덮은 다음, 손이나 발로 가볍게 눌러주는 것이다.이렇게 하면 씨앗과 흙의 접촉 면적이 넓어져 수분 흡수가 잘되고, 발아율이 높아진다. 나는 이 과정을 생략했다가 발아율이 10% 정도 떨어진 경험이 있다.비닐멀칭 하나면 수확량이 확 달라진다
녹두 농사를 지어본 사람이라면 비닐멀칭의 위력을 안다. 나도 처음에는 "비닐 씌우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싶었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비닐멀칭을 한 구역과 안 한 구역의 차이는 하늘이었다.2022년, 나는 밭을 반으로 나눠 한쪽은 비닐을 씌우고 한쪽은 노지(맨땅)로 그대로 두었다. 같은 날 같은 품종을 심었고, 물과 거름도 동일하게 줬다.결과는?비닐멀칭 구역: 발아율 92%, 평당 수확량 1.4kg, 수확 시기 7일 단축 노지 구역: 발아율 68%, 평당 수확량 0.9kg, 수확 시기 정상
비닐 하나 씌웠다고 수확량이 55%나 차이 났다. 이유가 뭘까?
첫째, 비닐멀칭은 땅 속 온도를 2-3도 올려준다.
우리나라 6월 초는 생각보다 땅이 차갑다. 비닐을 씌우면 태양열이 비닐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땅이 더 빨리 데워진다.발아를 위한 최적 온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훨씬 짧아지는 것이다. 둘째, 잡초 억제 효과가 탁월하다.녹두는 초기 생육이 느린 작물이라 잡초와의 경쟁에서 밀리기 쉽다. 비닐을 씌우면 잡초가 자라지 못하므로, 제초 작업에 드는 노동력이 확 줄어든다.셋째, 수분 유지 효과다. 비닐이 땅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므로, 가뭄이 들어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특히 7-8월 폭염기에는 이 효과가 절대적이다.| 구분 | 유공(구멍뚫린) 비닐 | 무공 비닐 | 흑색 비닐 | 투명 비닐 | 생분해성 비닐 |
|---|---|---|---|---|---|
| 가격(1롤 200m) | 2-3만 원 | 1.5-2만 원 | 2-3만 원 | 1.5-2만 원 | 4-5만 원 |
| 지온 상승 효과 | 중간 | 높음 | 낮음 | 매우 높음 | 중간 |
| 잡초 억제 | 보통 | 좋음 | 매우 좋음 | 나쁨 | 보통 |
| 수분 유지 | 좋음 | 매우 좋음 | 좋음 | 보통 | 좋음 |
| 추천 용도 | 봄-가을 재배 | 고온기 재배 | 잡초 많은 밭 | 저온기 발아 촉진 | 친환경 농가 |
| 내구성(개월) | 4-6 | 6-8 | 6-8 | 3-5 | 2-4(분해 시작) |
비닐을 고를 때 중요한 건 색상과 구멍 유무다. 내 추천은 유공(구멍이 뚫린) 흑색 비닐이다.
흑색은 잡초 억제가 잘 되고, 구멍이 있어 물과 공기가 통하므로 뿌리 썩음 위험이 적다. 가격도 1롤(200m)에 2-3만 원 선으로 부담스럽지 않다.비닐을 씌울 때는 반드시 흙으로 가장자리를 잘 눌러 고정해야 한다. 바람에 날리면 소용없다.또, 비닐과 흙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밀착시키는 게 중요하다. 틈이 있으면 그 사이로 잡초가 자라거나, 해충이 들어갈 수 있다.만약 친환경 농사를 지향한다면, 생분해성 비닐을 추천한다. 가격은 일반 비닐의 2배 정도지만, 수확 후 비닐을 제거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다만 분해 속도가 환경에 따라 달라지므로, 2-3개월 이상 사용하려면 두꺼운 제품을 골라야 한다.물주기의 과학, 적당히가 아니라 정확하게
녹두는 생각보다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작물은 물을 많이 줘야 잘 크지"라는 생각에 물을 듬뿍 줬다가는 뿌리가 썩거나, 병이 생기기 쉽다.
내가 1년 차에 겪은 대표적인 실수다. 녹두의 생육 단계별로 필요한 물의 양은 완전히 다르다.파종 후부터 발아까지는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유지하면 된다. 너무 젖으면 씨앗이 숨을 못 쉬어 썩는다.발아 후 본잎이 2-3장 나올 때까지는 약간 건조하게 관리하는 게 좋다. 이 시기에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웃자라서 키만 크고 줄기는 약해진다.꽃이 피고 꼬투리가 맺히기 시작하는 개화기-착협기가 가장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다. 이때 가뭄이 들면 꽃이 떨어지거나 꼬투리가 제대로 여물지 않는다.반대로 너무 많은 비가 오면 꽃가루가 물에 씻겨 나가 수정이 안 된다. 결국 적당함이 생명인 셈이다.| 생육 단계 | 시기(파종 후) | 필요 수분량 | 물주기 간격 | 주의사항 |
|---|---|---|---|---|
| 파종-발아 | 0-7일 | 보통 | 2-3일에 1회 | 흙 표면이 마르지 않게 유지 |
| 유묘기(본잎 2-3장) | 7-20일 | 적음 | 4-5일에 1회 | 과습 시 입고병(모잘록병) 위험 |
| 생장기(줄기 신장) | 20-40일 | 보통 | 3-4일에 1회 | 건조에 강하나 장기 가뭄은 금물 |
| 개화기 | 40-55일 | 많음 | 2-3일에 1회 | 가뭄 시 꽃떨어짐 현상 발생 |
| 착협기(꼬투리 형성) | 55-70일 | 많음 | 2일에 1회 | 수분 부족 시 꼬투리 크기 감소 |
| 성숙기(꼬투리 익음) | 70-85일 | 적음 | 5-7일에 1회 | 과습 시 꼬투리 곰팡이 발생 |
물주기 팁을 하나 알려주자면,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이나 해가 진 후 저녁에 주는 게 가장 좋다. 한낮에 물을 주면 물방울이 렌즈 역할을 해서 잎이 타거나, 급격한 온도 변화로 뿌리에 스트레스가 간다.
그리고 절대 잎 위로 물을 뿌리지 마라. 녹두는 잎이 물에 젖으면 흰가루병이나 녹병 같은 곰팡이 병이 생기기 쉽다. 반드시 땅 쪽, 뿌리 부근에 물을 줘야 한다.점적 관수(물방울 호스) 시설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없어도 괜찮다.호스 끝에 손가락을 대고 물줄기를 약하게 해서 땅에 직접 닿게 하면 된다. 내 경험상, 녹두는 '조금 부족하다' 싶은 정도가 가장 잘 자란다.과습보다는 약간의 건조가 더 안전하다. 만약 잎이 축 처지는 걸 발견하면 그때 물을 줘도 늦지 않다.오히려 물을 자주 주는 게 더 위험하다는 걸 명심하자.병충해, 모르면 당하고 알면 막는다
녹두 농사에서 가장 속상한 순간은 정성껏 키운 작물이 병충해로 망가지는 걸 지켜볼 때다. 나도 2년 차에 녹두 담배나방 때문에 수확량의 40%를 날린 적이 있다.
꼬투리 속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녹두알을 갉아 먹는 놈들인데,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녹두를 위협하는 주요 해충과 병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병해충명 | 증상 | 발생 시기 | 방제 방법 | 약제 예시 |
|---|---|---|---|---|
| 담배나방 | 꼬투리 구멍, 내부 녹두알 식해 | 7-8월(개화기-성숙기) | 성페로몬 트랩 설치, 약제 살포 | 클로르페나피르, 인독사카브 |
| 콩나방 | 잎을 말아서 그 속에서 식해 | 6-7월(생장기) | 조기 발견 후 적용 약제 살포 | 에토펜프록스, 루페누론 |
| 진딧물 | 잎 뒷면에 밀집, 그을음병 유발 | 6-9월(전 생육기) | 천적(무당벌레) 이용, 약제 살포 | 피리미카브, 이미다클로프리드 |
| 흰가루병 | 잎에 흰 가루 같은 곰팡이 | 7-8월(고온다습기) | 통풍 개선, 적용 약제 살포 | 황수화제, 트리플록시스트로빈 |
| 녹병 | 잎에 녹색-갈색 반점 | 8-9월(성숙기) | 저항성 품종 선택, 적용 약제 살포 | 테부코나졸, 프로피코나졸 |
| 입고병(모잘록병) | 유묘 줄기 부분이 썩어 쓰러짐 | 파종 후 2주 이내 | 종자 소독, 배수 개선 | 베노밀, 캡탄(종자 소독용) |
가장 효과적인 방제 방법은 예방이다. 병충해가 발생한 후에는 아무리 약을 쳐도 손실을 100% 복구할 수 없다.
따라서 사전에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 첫째, 윤작(돌려짓기)을 해야 한다.같은 밭에 해마다 녹두만 심으면 토양 속 병원균과 해충 알이 쌓인다. 최소 2-3년은 간격을 두고 다른 작물(벼, 고추, 배추 등)을 심는 게 좋다.둘째, 건강한 종자를 사용한다. 종자 자체에 병이 있으면 처음부터 망칠 수밖에 없다.믿을 수 있는 종묘 회사나 농업기술센터에서 구매하자. 파종 전에 종자 소독제(베노탄, 캡탄 등)로 소독하면 입고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셋째, 조기 발견이 생명이다.최소 3일에 한 번은 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잎 뒷면, 줄기, 꼬투리 속까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진딧물이나 담배나방 알은 초기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발견 즉시 조치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내가 추천하는 친환경 방제법 하나를 소개하자면, 마늘·고추·쪽파 추출액을 만들어 7-10일 간격으로 뿌려주는 것이다.물 1리터에 다진 마늘 50g, 고추 30g, 쪽파 50g을 넣고 24시간 우려낸 후 걸러서 사용한다. 화학 약제보다 효과는 약하지만, 예방 차원에서는 꽤 괜찮다.특히 진딧물과 흰가루병에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다만 이미 병충해가 심각하게 발생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적용 약제를 사용하는 게 낫다.유기농만 고집하다가 농사를 망칠 수는 없지 않은가.수확의 기술, 적기를 잡아라
드디어 수확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녹두 농사의 90%는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가 남아 있다. 바로 수확 시기다.녹두는 한꺼번에 익지 않는다. 아래쪽부터 익기 시작해서 위쪽으로 올라간다.한 포기 안에서도 익은 꼬투리와 덜 익은 꼬투리가 섞여 있다. 그렇다고 모든 꼬투리가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면? 먼저 익은 꼬투리가 터져서 녹두알이 땅에 떨어진다.손실이 막심하다. 반대로 너무 일찍 수확하면 녹두알이 덜 여물어 품질이 떨어진다.| 수확 시기 판단 기준 | 상세 설명 | 판단 방법 |
|---|---|---|
| 꼬투리 색깔 | 70-80%가 흑갈색-검은색으로 변했을 때 | 육안 관찰 |
| 꼬투리 촉감 | 바싹 마르고 거칠거칠함 | 손으로 만져보기 |
| 흔들었을 때 소리 | '달그락' 구슬 굴러가는 소리 | 귀에 대고 흔들기 |
| 잎 상태 | 아래쪽 잎부터 노랗게 변해 떨어짐 | 육안 관찰 |
| 수확 예정일(파종 기준) | 중부 80-90일, 남부 75-85일 | 달력 확인 |
| 기상 조건 | 맑고 건조한 날 3일 이상 지속 | 일기예보 확인 |
수확은 이슬이 마른 오전 10시 이후에 하는 게 가장 좋다. 이른 아침에 수확하면 꼬투리에 이슬이 맺혀 있어 건조가 더디고,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있다.
수확 방법은 간단하다. 잘 익은 꼬투리만 골라서 손으로 따거나, 가위로 잘라낸다.이렇게 1차 수확을 하고 7-10일 후에 2차 수확을 한다. 보통 2-3회에 걸쳐 수확하게 된다.수확한 꼬투리는 바로 햇볕에 말려야 한다. 돗자리나 방수포 위에 얇게 펴서 3-5일 정도 말린다.밤에는 이슬을 맞지 않도록 덮어주거나 실내로 옮긴다. 잘 마른 꼬투리는 저절로 터지면서 녹두알이 나온다.탈곡은 막대기로 가볍게 두드리거나, 탈곡기를 사용한다. 탈곡 후에는 키나 선풍기를 이용해 껍질과 먼지를 날려 보낸다.깨끗이 정선된 녹두는 통풍이 잘 되는 자루에 담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이렇게 하면 1년 이상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내가 3년 동안 얻은 결론은 이렇다. 녹두 농사는 까다롭지만, 기본만 지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심는 시기와 방법, 물주기, 병충해 관리, 수확 시기 이 네 가지만 제대로 알아도 수확량이 2배는 차이 난다. 지금까지 머리로만 알던 정보를 직접 경험해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올해는 텃밭 한 구석에라도 녹두를 심어보길 권한다.7월 말, 까맣게 익은 꼬투리를 따면서 느끼는 그 성취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직접 경험해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