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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태, 왜 하필 이 시기에 심어야 할까
지난주에 텃밭에 나갔다가 옆 밭 하시는 김 사장님을 만났어요. 김 사장님은 20년째 서리태 농사를 짓고 계신 분인데, 올해는 작년보다 일주일 늦게 씨앗을 뿌리셨더라고요.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작년에 너무 일찍 심었다가 냉해 입은 거 생각나서 한 주 미뤘어”라고 하시더군요. 서리태 농사에서 심는 시기는 단순한 달력의 문제가 아니에요.생육 전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서리태는 다른 콩 품종과 달리 꼬투리가 익어갈 무렵 서리가 내려야 제맛이 난다고 해요.실제로 서리태라는 이름 자체가 ‘서리가 내릴 때 익는 콩’이라는 뜻에서 유래했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서리가 내리는 시점’보다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충분히 자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거예요. 우리나라 중부지방 기준으로 서리태 파종 적기는 5월 하순에서 6월 중순 사이입니다.남부지방은 6월 초에서 6월 하순, 산간지방은 5월 중순에서 6월 초순으로 보면 됩니다. 왜 이렇게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걸까요? 서리태는 발아 온도가 10-12도 이상 되어야 하고, 생육 기간 동안 20-25도의 온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너무 일찍 심으면 땅 온도가 낮아 씨앗이 썩거나 발아율이 떨어지고, 너무 늦게 심으면 여름철 고온기에 꽃이 피는 시기가 겹쳐 수정률이 나빠져요.| 지역 | 파종 적기 | 평균 생육일수 | 수확 예상 시기 | 주의사항 |
|---|---|---|---|---|
| 중부지방(경기, 충청) | 5월 하순-6월 중순 | 120-135일 | 10월 초-중순 | 6월 이후 파종 시 생육기 단축 |
| 남부지방(전라, 경남) | 6월 초-6월 하순 | 115-130일 | 10월 중순-하순 | 장마 전 파종 완료 필수 |
| 영동지방(강원) | 5월 중순-6월 초순 | 130-145일 | 10월 중순-11월 초 | 조기냉해 주의, 보온필요 |
| 제주도 | 6월 중순-7월 초 | 110-120일 | 10월 하순-11월 중순 | 태풍 피해 고려 |
작년에 저는 6월 5일에 씨를 뿌렸는데, 10월 12일에 첫 서리가 내렸어요. 생육일수로 따지면 129일 정도였죠. 그런데 옆 밭에서 5월 20일에 심으신 할아버지는 9월 말부터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너무 일찍 심으면 생육 기간이 길어져서 오히려 병해충에 노출될 시간이 늘어납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연구 자료를 보면, 5월 중순에 파종한 서리태보다 6월 초에 파종한 서리태의 꼬투리수가 평균 15% 더 많았다고 해요.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 서리태는 단일성 작물이라 해가 짧아져야 꽃이 핀답니다. 그래서 너무 일찍 심으면 꽃 피는 시기가 늦여름으로 밀리면서 수확기가 늦어져요.반대로 너무 늦게 심으면 생육 기간이 부족해서 알이 굵지 못하고 수량이 줄어듭니다. 결국 ‘적기’를 맞추는 게 농사의 반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에요.그런데 말이죠, 심는 시기만큼 중요한 게 또 있어요. 바로 심는 방법과 간격입니다.이 부분을 제대로 알면 수확량이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어요.서리태 심는 방법, 좁은 줄 간격이 답일까 넓은 줄 간격이 답일까
며칠 전에 서리태 농사 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을 봤어요. 한 회원분이 “줄 간격 40cm로 심었는데 콩이 잘 안 컸어요”라고 하소연하시더라고요.
그 밑에 댓글이 30개가 넘게 달렸는데, 의견이 완전히 갈리더군요. 40cm가 적당하다는 분, 60cm는 줘야 한다는 분, 심지어 80cm도 괜찮다는 분까지. 그래서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작년에 텃밭을 세 구역으로 나눠서 각각 줄 간격 40cm, 50cm, 60cm로 심어봤어요. 포기 간격은 모두 20cm로 동일하게 맞췄고요.결과가 꽤 흥미로웠습니다. 40cm 구역은 초기 생육이 가장 빨랐어요.잎이 서로 맞닿으면서 잡초가 자랄 틈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8월 중순부터 아랫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더라고요.통풍이 잘 안 돼서 그랬나 봐요. 결국 수확량은 1㎡당 320g 정도였어요.50cm 구역은 초기에는 좀 허전해 보였는데, 7월 중순 이후로는 빈틈없이 잎이 차올랐어요. 통풍도 적당하고 햇빛도 골고루 들어가서 키가 균일하게 컸습니다.수확량은 1㎡당 410g으로 가장 높았어요. 60cm 구역은 확실히 여유로워 보였는데, 오히려 잡초 관리가 힘들었어요.빈 공간이 많다 보니 잡초가 마음껏 자라더라고요. 수확량은 390g으로 50cm보다 적었습니다.| 재배 간격 | 초기 생육 | 통풍 상태 | 잡초 발생 | 최종 수확량(1㎡당) |
|---|---|---|---|---|
| 줄40cm×포기20cm | 빠름 | 나쁨 | 적음 | 320g |
| 줄50cm×포기20cm | 보통 | 좋음 | 보통 | 410g |
| 줄60cm×포기20cm | 느림 | 매우 좋음 | 많음 | 390g |
결론적으로 서리태는 줄 간격 50cm, 포기 간격 20cm가 최적이었어요. 이 간격으로 심으면 1㎡당 약 10-12포기가 들어가는데, 각 포기에서 평균 35-40g의 서리태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간격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심는 깊이입니다.서리태는 너무 깊게 심으면 떡잎이 흙을 뚫고 나오지 못해요. 반대로 너무 얕게 심으면 씨앗이 마르거나 새가 쪼아 먹습니다.제 경험상 3-4cm 깊이가 가장 적당했어요. 손가락 두 마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씨앗을 넣을 때는 한 구멍에 2-3알씩 넣어주는 게 좋아요. 발아율이 100%가 아니니까요.싹이 다 나오면 건강한 것 하나만 남기고 솎아주면 됩니다. 솎아줄 때는 가위로 잘라주는 게 좋아요.뽑아버리면 남은 뿌리가 손상될 수 있거든요. 여기서 꿀팁 하나. 서리태 씨앗을 심기 전에 하루 정도 물에 불려주면 발아율이 20% 정도 올라갑니다.단, 너무 오래 불리면 씨앗이 상할 수 있으니 12시간을 넘기지 마세요. 그리고 불린 씨앗은 흙이 촉촉한 상태에서 심어야 해요.마른 땅에 심으면 불린 씨앗이 오히려 수분을 빼앗겨서 발아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심는 시기와 방법을 제대로 알았으니, 이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궁금하시죠? 특히 물주기와 비료 주기에서 많은 분들이 실수한답니다.물과 비료, 서리태가 진짜 원하는 건 따로 있다
작년에 서리태 농사 처음 지을 때 제가 했던 실수 중 하나가 물을 너무 자주 준 거예요. “콩도 물을 좋아하겠지”라는 생각에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줬더니, 7월 중순에 뿌리가 썩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10포기 정도만 손해 보고 바로 조치를 취해서 나머지는 살렸지만, 그때 배운 게 많았습니다. 서리태는 건조에 강한 작물이에요.뿌리가 1m 이상 깊게 내려가서 땅속 깊은 곳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거든요. 오히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얕게 자라서 가뭄에 약해집니다.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서리태의 최적 토양 수분 함량은 60-70%라고 해요. 손으로 흙을 쥐었다 폈을 때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흙이 뭉쳐졌다가 살짝만 건드려도 부서지는 정도가 가장 적당합니다.그렇다고 물을 아예 안 줘도 안 돼요. 특히 꽃이 피는 시기와 꼬투리가 맺히는 시기에는 물이 많이 필요합니다.이 시기를 놓치면 꼬투리 수가 줄어들고 알이 굵지 못해요. 제 경험상 꽃 피기 2주 전부터 꼬투리 맺힌 후 2주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충분히 물을 줬어요.한 번 줄 때 1㎡당 10-15리터 정도면 적당합니다. 비료는 더 까다로워요.서리태는 콩과식물이라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해 줍니다. 그래서 질소비료를 많이 주면 오히려 잎만 무성해지고 열매는 적게 맺히는 ‘도장 현상’이 일어나요.| 생육 단계 | 필요 영양소 | 추천 비료 | 사용량(1㎡당) | 주의사항 |
|---|---|---|---|---|
| 파종 전 | 인산, 칼륨 | 용과린, 염화가리 | 각 30g | 질소비료는 10g 이하 |
| 본잎 3-4매 | 미량요소 | 붕사, 황산아연 | 붕사 2g, 황산아연 1g | 과다 시 약해 우려 |
| 꽃 피기 전 | 칼륨, 인산 | 제인산칼륨 | 20g | 질소 완전 배제 |
| 꼬투리 형성기 | 칼륨 | 황산칼리 | 15g | 요소비료 금지 |
제가 작년에 사용한 비료 전략은 이랬어요. 파종 2주 전에 밑거름으로 퇴비를 1㎡당 2kg 넣고, 용과린 30g, 염화가리 30g을 섞어서 뿌려줬습니다.
질소비료는 완전히 빼버렸어요. 그다음에 본잎이 3-4장 나왔을 때 붕사와 황산아연을 물에 타서 엽면시비해 줬고요.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요. 서리태는 산성 토양을 싫어합니다.토양 pH가 6.0 이하로 내려가면 생육이 현저히 떨어져요. 그래서 파종 1-2개월 전에 토양 검사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pH가 낮으면 석회를 뿌려서 중화시켜줘야 해요. 보통 1㎡당 100-150g의 석회를 뿌리면 pH가 0.5 정도 올라갑니다.물과 비료 관리만 잘해도 서리태 농사의 70%는 성공한 거나 다름없어요.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어요.바로 병해충인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병해충, 미리 알면 막을 수 있다
8월 초, 어느 날 텃밭에 갔더니 서리태 잎이 누렇게 변해 있었어요. 처음에는 물을 너무 많이 줬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잎 뒷면에 깨알 같은 벌레가 잔뜩 붙어 있었습니다.
바로 ‘진딧물’이었어요. 진딧물 한 마리는 별거 아닌데, 수백 마리가 붙어서 수액을 빨아들이면 식물 전체가 시들어버립니다.진딧물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물청소였어요. 호스에 물을 강하게 틀어서 잎 뒷면을 쏴주니까 70% 정도는 떨어져 나가더라고요.그리고 그다음 날 마늘과 고추를 우려낸 액을 희석해서 뿌려줬습니다. 화학 농약을 안 쓰려고 유기농 방법을 택한 건데, 효과가 있을지 반신반의했어요.그런데 일주일 후에 가보니까 진딧물이 거의 사라져 있었어요. 다만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라서 일주일 간격으로 세 번 정도 더 뿌려줬습니다.서리태를 위협하는 주요 병해충은 생각보다 많아요. 탄저병, 흰가루병, 노균병 같은 곰팡이병과 진딧물, 응애, 콩나방 같은 해충이 대표적입니다.특히 7-8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서 곰팡이병이 잘 생겨요.| 병해충 종류 | 발생 시기 | 주요 증상 | 방제 방법 | 예방 팁 |
|---|---|---|---|---|
| 탄저병 | 7-8월 장마철 | 줄기와 꼬투리에 검은 반점 | 적용 농약 살포, 발병株 즉시 제거 | 배수로 정비, 통풍 확보 |
| 흰가루병 | 8-9월 | 잎 표면에 하얀 가루 | 유황합제, 베이킹소다 희석액 | 질소비료 과다 금지 |
| 진딧물 | 6-8월 | 잎 뒷면에 군집, 잎 말림 | 마늘·고추 추출물, 천적 이용 | 개미와 공생 차단 |
| 콩나방 | 7-8월 | 꼬투리 속 애벌레, 알 손실 | 페로몬 트랩, 적용 농약 | 조기 파종으로 회피 |
작년에 가장 고생했던 건 콩나방이었어요. 8월 중순에 꼬투리를 열어보니까 속이 까맣게 변해 있었습니다.
콩나방 애벌레가 꼬투리 속으로 파고들어서 알을 갉아먹었던 거예요. 그때 30% 정도 피해를 봤는데, 농약을 안 쓰려고 버틴 게 오히려 독이 되었어요.올해는 페로몬 트랩을 설치해 볼 생각입니다. 병해충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에요.첫째, 밀식을 피하는 거예요. 통풍이 잘 안 되면 병이 쉽게 퍼집니다.둘째, 윤작을 하는 거예요. 같은 자리에 해마다 콩을 심으면 토양 전염성 병이 쌓여요.최소 2-3년은 다른 작물을 심었다가 다시 콩을 심는 게 좋습니다. 셋째,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는 거예요.요즘 나오는 서리태 품종 중에는 탄저병에 강한 것들이 있어요.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수확의 계절이 왔습니다.그런데 서리태는 서리가 내린 후에 수확해야 제맛이 난다는 말, 들어보셨죠? 정말 그럴까요?서리태 수확, 서리 맞은 후가 진짜 시작이다
10월 중순, 아침에 일어나보니 텃밭이 새하얗게 변해 있었어요. 드디어 첫 서리가 내린 겁니다.
서리태는 이때부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꼬투리가 서리를 맞으면서 속의 알이 단단해지고, 특유의 고소한 맛이 살아나요.농부들 사이에서 “서리 맞은 콩이 제일 맛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서리가 내렸다고 바로 수확하면 안 됩니다.서리가 내린 후에도 7-10일 정도는 더 두어야 해요. 이 기간 동안 꼬투리와 줄기가 완전히 마르고, 알이 충분히 여물어요.너무 일찍 수확하면 수분이 많아서 저장 중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맛이 떨어집니다. 수확 시기를 판단하는 방법은 간단해요.꼬투리의 80% 이상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고, 줄기를 흔들었을 때 꼬투리 안에서 콩알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면 수확해도 됩니다. 꼬투리를 열어봤을 때 알이 동글동글하고 표면에 윤기가 나는 게 좋은 거예요.| 수확 시점 | 꼬투리 상태 | 알 상태 | 저장성 | 맛 |
|---|---|---|---|---|
| 서리 직후 | 녹색-갈색 혼재 | 부드럽고 수분 많음 | 나쁨 | 덜 고소함 |
| 서리 후 5일 | 60% 갈색 | 약간 단단해짐 | 보통 | 괜찮음 |
| 서리 후 10일 | 80% 이상 갈색 | 단단하고 윤기 남 | 좋음 | 최고 |
| 서리 후 15일 | 완전 갈색, 일부 탈립 | 매우 단단함 | 매우 좋음 | 약간 떨어짐 |
수확 방법도 중요해요. 서리태는 꼬투리가 잘 터지기 때문에 손으로 직접 따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저는 한 포기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꼬투리를 비틀어서 땄어요. 꼬투리가 완전히 마르면 쉽게 떨어지니까 힘들이지 않고 딸 수 있어요.수확한 서리태는 바로 껍질을 벗기지 말고, 통째로 그늘에서 말리는 게 좋아요. 햇볕에 직접 말리면 껍질이 갈라지고 알이 튀어나올 수 있어요.저는 차광막을 설치한 곳에 서리태 줄기를 거꾸로 매달아서 2주 정도 말렸습니다. 그다음에 방망이로 살짝 두드려서 알을 분리했어요.탈곡한 서리태는 체로 쳐서 이물질을 걸러낸 후, 바람을 쐬어서 껍질과 먼지를 날려보냅니다. 이 과정을 ‘풍구질’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키로 했지만 요즘은 선풍기 바람을 이용해도 돼요.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보관이에요. 서리태는 밀폐 용기에 담아서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상온에 두면 산패가 빨라져서 맛이 떨어져요. 특히 서리태는 지방 함량이 높아서 더 빨리 상할 수 있어요.냉동 보관하면 1년 이상 신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서리태 농사의 모든 과정을 알아봤어요.심는 시기부터 수확까지, 각 단계마다 신경 써야 할 포인트가 확실히 있었죠?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걸 신경 써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었어요. 특히 심는 시기를 잘 맞추는 것과 물과 비료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 그리고 병해충을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도 서리태 농사에 도전해보세요.직접 키운 서리태로 콩국물을 끓여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