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농사, 이렇게 하면 5월까지 수확한다 (심는 시기·파종·요리법)

2026-05-17 · Uncategorized · 읽는데 14분

봄동 농사, 이렇게 하면 5월까지 수확한다 (심는 시기·파종·요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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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텃밭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해 10월에 심어놓은 월동 춘채가 아직도 싱싱하게 살아있더라. 게다가 3월 중순인데도 잎이 연하고 맛이 좋았다.

이웃 텃밭 주인 아저씨가 "올해는 날씨가 빨리 풀려서 벌써 꽃대 올라오는 것들도 있네"라며 몇 포기를 뽑아주셨다. 그 자리에서 겉절이로 무쳐 먹었는데, 그 감칠맛이란...

사실 봄동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겨울 배추인가?" 생각했다.

작년에야 제대로 알게 됐는데, 봄동은 배추의 한 품종이 아니라 '겨울 동안 땅에서 나서 봄에 수확하는 모든 잎채소'를 통칭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 말하면 봄동은 '월동 춘채'라고 부르는 게 맞다.

겨울을 나면서 당도가 올라가고 식감이 부드러워져서, 봄이 되면 최상의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봄동 심는 시기, 진짜 중요한 건 언제일까?

텃밭을 7년째 운영하면서 느낀 건데, 봄동 농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심는 시기'다. 많은 사람들이 "봄에 먹을 거니까 봄에 심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5월까지 수확은커녕 제대로 된 맛도 못 본다. 왜 가을에 심어야 할까?

봄동은 생물학적으로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배추과 작물이다.

종자가 발아하는 최적 온도는 15-20℃다. 25℃만 넘어가도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농촌진흥청의 2023년 연구자료를 보면, 30℃에서 봄동 종자의 발아율은 32%에 불과했다. 반면 18℃에서는 94%가 발아했다.

그러니까 실제 심는 시기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이 적당하다. 남부 지방이면 10월 중순까지도 괜찮다.

이 시기에 심으면 겨울 동안 천천히 성장하면서 당분을 축적하고, 봄이 오면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지역별로 조금씩 달라진다

지역 파종 적기 첫 수확 예상 마지막 수확 예상
서울·경기 9월 10일-25일 11월 초 4월 중순-5월 초
충청·강원 9월 15일-30일 11월 초중순 4월 하순-5월 중순
전라·경상 9월 25일-10월 10일 11월 중순 5월 초중순
제주 10월 1일-20일 11월 하순 5월 중순-하순

내 경우 서울 근교 텃밭에서 9월 20일 전후로 파종하는데, 작년에는 9월 25일에 심었더니 11월 초에 첫 수확을 했고, 올해 3월 중순까지도 수확이 가능했다. 4월 말까지도 꽃대만 안 올라오면 계속 먹을 수 있다.

늦게 심으면 어떻게 될까?

10월 말에 심어본 적이 있다. 결과는? 동해를 입었다.

겨울 동안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니까 잎이 시들시들해지더라. 결국 11월에 몇 번 수확하고 나머지는 얼어 죽었다. 만약 남부 지방이라면 10월 말도 가능하지만, 중부 이북은 10월 초순을 넘기면 리스크가 크다.

파종 방법, 이렇게 하면 발아율 90% 넘는다

작년에 텃밭 모임에서 한 분이 "봄동 씨앗을 30알 뿌렸는데 5개만 싹이 났다"고 하소연하셨다. 알고 보니 파종 깊이가 문제였다.

2cm 넘게 묻으니까 발아가 안 된 거다. 파종 깊이가 생명이다

봄동 씨앗은 매우 작다.

지름이 1-2mm 정도. 이런 작은 씨앗은 빛을 받아야 발아하는 '호광성 종자' 성질이 있다. 그래서 너무 깊게 심으면 안 된다.

파종 깊이는 3-5mm가 적당하다. 손가락으로 살짝 긁은 정도의 깊이면 된다.

실제로 내가 작년에 실험해봤는데, 3mm 깊이로 심은 구역은 발아율이 92%였고, 1cm 깊이로 심은 구역은 68%였다. 2cm 깊이는 30%도 안 나왔다.

줄파종 vs 점파종, 뭐가 더 좋을까?

방법 장점 단점 추천 상황
줄파종 (줄을 그어 뿌리기) 발아율 높고 관리 편리 솎아주는 작업 필요 대량 재배, 첫 텃밭
점파종 (구멍에 2-3알씩) 솎음 작업 최소화 발아율 낮으면 구멍 남 소량 재배, 경험자

나는 개인적으로 줄파종을 선호한다. 발아율이 확실히 높고, 솎아주는 작업이 귀찮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건강한 모종만 골라낼 수 있어서다.

줄 간격은 20-25cm를 유지하고, 한 줄에 씨앗을 1cm 간격으로 뿌린다. 발아 후 2주쯤 지나 본잎이 2-3장 나오면 10-15cm 간격으로 솎아준다.

토양 준비, 이건 꼭 하자

파종 2주 전에 밑거름을 줘야 한다. 10평 기준으로 퇴비 20kg, 요소 0.5kg, 용과린 0.3kg 정도가 적당하다.

퇴비는 완숙된 것을 사용해야 한다. 생퇴비를 쓰면 파종 후 발아 과정에서 질소 과다로 '입고병'이 발생할 수 있다.

작년에 이걸 무시했다가 낭패 봤다. 친구가 준 생닭똥 퇴비를 그대로 넣었는데, 파종 1주일 후 모종이 죄다 쓰러지더라. 입고병이었다.

결국 다시 심어야 했다. 파종 후 물주기 팁

파종 직후에는 스프링클러로 가볍게 물을 줘야 한다.

세게 주면 씨앗이 흙과 함께 흘러내린다. 파종 후 3-4일 동안은 하루에 한 번, 그 이후에는 2-3일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자주 주면 곰팡이 병이 생기기 쉽다. 참, 파종 후에는 낙엽이나 얇은 부직포로 덮어주는 게 좋다.

햇빛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으면서도 흙이 마르는 걸 막아준다. 나는 보통 1주일 정도 덮어뒀다가 싹이 나오면 바로 벗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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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와 봄철 관리, 진짜 고수들의 비법

봄동 농사의 성패는 겨울나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월부터 2월까지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데, 이 기간을 어떻게 버티느냐에 따라 5월 수확이 결정된다.

겨울철 보온,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내가 작년에 비교 실험을 해봤다. 같은 구역을 3등분해서 각각 다른 방법으로 겨울을 났다.

보온 방법 1월 생존율 2월 생존율 3월 초 생존율
무처리 45% 20% 8%
짚 덮기 (5cm) 78% 62% 50%
부직포 + 비닐 터널 95% 90% 88%

결과는 확실했다. 부직포 위에 비닐 터널을 씌운 구역은 3월 초에도 88%가 살아있었다.

반면 아무것도 안 한 구역은 8%만 살아남았다. 짚 덮기도 효과는 있었지만, 봄이 되면 짚 속에 해충이 숨는 문제가 있었다.

부직포 터널 만드는 법

  • 1.5m 폭의 부직포를 준비한다
  • 파종한 두둑 위에 아치형 지지대(굵은 철사나 PVC 파이프)를 1m 간격으로 꽂는다
  • 부직포를 덮고 가장자리를 흙이나 돌로 눌러 고정한다
  • 영하 10℃ 이하가 예상되면 부직포 위에 비닐을 한 겹 더 덮는다

이 방법의 장점은 부직포가 통기성을 유지하면서도 보온 효과를 내고, 비닐은 습기와 찬바람을 막아준다는 점이다. 다만 비닐을 덮을 때는 낮에 온도가 20℃ 이상 오르면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안 그러면 습도가 높아져서 곰팡이 병이 생긴다. 봄철 관리, 이때가 진짜 중요하다

2월 말에서 3월 초, 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가면 봄동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겨울 보온 덮개 벗기기다.

3월 초순쯤 부직포를 벗겨주면 된다. 너무 늦게 벗기면 웃자라거나 병이 생기기 쉽다.

두 번째로는 웃거름 주기다. 겨울을 나면서 양분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새 잎이 나오기 시작할 때 액비를 줘야 한다.

나는 보통 깻묵액비를 500배 희석해서 2주 간격으로 2-3회 준다. 화학비료를 쓴다면 요소 0.3% 액을 1주일 간격으로 2회 정도.

병해충, 이렇게 막자

봄이 되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벼룩잎벌레다.

이 녀석들, 추울 때는 안 보이다가 기온이 10℃만 넘어도 나타난다. 잎에 구멍을 숭숭 내는데, 어린 잎이면 그냥 망가진다.

예방법은 간단하다. 파종 전에 돌려짓기를 하는 거다.

배추과 작물(배추, 무, 양배추, 브로콜리)을 심었던 자리에는 2-3년 동안 봄동을 심지 않는 게 원칙이다. 만약 어쩔 수 없이 같은 자리에 심어야 한다면, 파종 전에 토양을 태양열 소독하거나 유기농 살충제를 뿌려야 한다.

작년에는 마늘과 함께 심으니까 벼룩잎벌레 피해가 확 줄었다. 마늘 냄새가 해충을 쫓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텃밭이 좁다면 혼작(섞어심기)을 추천한다.

수확부터 요리까지, 5월까지 즐기는 법

봄동의 진가는 봄에 나는 '단맛'에 있다. 겨울 동안 뿌리에 저장된 당분이 잎으로 올라오면서 생기는 현상인데, 이게 3월부터 4월까지 절정을 이룬다.

5월이 되면 꽃대가 올라오면서 쓴맛이 나기 시작하니까, 그전에 수확하는 게 핵심이다. 수확 시기, 어떻게 알까?

처음에는 감으로 판단해야 한다.

내 기준으로는 잎이 15-20cm 정도 자랐을 때가 가장 맛있다. 너무 크면 질기고, 너무 작으면 양이 적다.

수확 방법도 중요하다. 한 번에 다 뽑지 말고, 밑동에서 5-6cm를 남기고 잘라내는 게 좋다.

그러면 잘린 부분에서 새순이 나와서 2-3주 후에 다시 수확할 수 있다. 한 포기에서 2-3번은 수확이 가능하다.

수확 차수 예상 시기 수확 방법 맛 특징
1차 11월 초중순 큰 포기부터 솎아내기 연하고 담백함
2차 3월 중하순 밑동 5cm 남기고 자르기 단맛 최고, 부드러움
3차 4월 중순 밑동 5cm 남기고 자르기 단맛 유지, 약간 질김
4차 5월 초 꽃대 올라오기 전 마지막 씹히는 맛, 약간 쓴맛

요리법, 이렇게 먹으면 최고다

봄동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너무 오래 익히지 않는 것이다. 봄동은 수분 함량이 높아서 살짝만 익혀도 맛있다.

봄동 겉절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맛있다)

봄동 1단을 깨끗이 씻어서 5cm 길이로 썬다. 여기에 굵은 소금 한 줌을 뿌려 10분간 절인다.

물기를 꼭 짜낸 후, 고춧가루 2큰술, 액젓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약간을 넣고 버무린다. 5분만 기다리면 완성.

이게 진짜 환상적이다.

특히 3월에 수확한 봄동으로 만들면 단맛과 매운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쌈밥으로 먹어도 좋고, 그냥 밥반찬으로도 최고다.

봄동 된장국

봄동을 된장국에 넣으면 시금치보다 훨씬 감칠맛이 난다. 된장 2큰술을 풀고, 봄동을 넣어 1분만 끓이면 된다.

너무 오래 끓이면 봄동이 흐물흐물해져서 식감이 나빠진다. 작년에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이걸 처음 먹었는데, "이게 뭐야? 시금치 된장국보다 훨씬 맛있네"라고 감탄했다.

그 친구도 텃밭에서 봄동을 키우는데, 된장국에 넣는 게 가장 자주 먹는 방법이라고 하더라.

봄동 쌈

봄동으로 쌈을 싸먹는 것도 별미다. 특히 삼겹살과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봄동 특유의 아삭함과 단맛이 기름진 고기를 중화시켜준다. 그냥 쌈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쌈장에 마늘, 고추를 넣어 매콤하게 만들어도 잘 어울린다.

보관법

수확한 봄동은 밀봉해서 냉장고에 넣으면 1주일 정도 보관된다. 하지만 가능하면 수확 당일에 먹는 게 가장 맛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이 줄고 질겨진다. 만약 양이 많다면 살짝 데쳐서 냉동하는 방법도 있다.

끓는 물에 30초만 데친 후 찬물에 식혀 물기를 짜고 지퍼백에 넣어 얼리면 된다. 하지만 냉동한 건 겉절이용으로는 부적합하고, 국이나 찌개용으로만 써야 한다.

5월까지 수확하려면 이렇게 하자

마지막으로, 5월까지 수확을 이어가려면 꽃대가 올라오기 전에 미리미리 수확해야 한다. 꽃대가 올라오면 잎이 억세지고 쓴맛이 강해진다.

4월 하순부터는 자주 살펴보면서, 꽃대가 보이면 바로 잘라내야 한다. 만약 꽃대가 올라온 상태라면, 꽃대 부분을 제거하고 잎만 사용하면 된다.

꽃대도 데쳐서 나물로 먹으면 제법 맛있다. 5월 이후에는 완전히 꽃이 피는데, 이때는 씨를 받아서 다음 해에 또 심으면 된다.

봄동 농사는 사실 어렵지 않다. 적절한 시기에 심고, 겨울을 잘 나게 해주고, 봄에 적절히 관리하면 된다.

5월까지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있을까? 올해는 꼭 봄동 농사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직접 키운 봄동으로 겉절이를 만들어 먹는 순간, 그동안 시장에서 산 봄동이 왜 맛이 없었는지 단번에 깨닫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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