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나는 고수 키우기를 세 번이나 실패했을까
고수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정말 극명하게 갈리죠. 나는 처음에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고수를 보고 "이건 무슨 잡초를 넣은 거야?"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 번 먹다 보니 어느새 고수 없으면 쌀국수가 허전하게 느껴지더라. 결국 나는 집에서 직접 고수를 키워보기로 마음먹었다.
첫 해는 완전히 망했다. 6월 초에 씨앗을 뿌렸는데, 한여름 폭염에 모조리 쓰러져 버렸다.두 번째는 물을 너무 자주 줘서 뿌리가 썩었다. 세 번째는 비료를 과하게 줘서 잎만 무성하고 향이 거의 나지 않았다.세 번의 실패 끝에 겨우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은 나처럼 삽질하지 않도록 핵심만 정리해보겠다. 고수는 미나리과 한해살이풀로 보통 45-60cm까지 자란다.겉보기엔 여느 허브처럼 키우기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 특히 심는 시기 하나만 놓쳐도 반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실패 유형 | 원인 | 결과 |
|---|---|---|
| 시기 실패 | 6월 이후 파종 | 발아율 20% 미만, 고온에 쓰러짐 |
| 물주기 실패 | 매일 소량 관수 | 뿌리썩음병 발생, 2주 만에 고사 |
| 비료 실패 | 질소비료 과다 | 잎 무성하나 향 희미, 줄기 연약 |
| 햇빛 실패 | 북향 베란다 재배 | 잎 얇고 창백, 성장 정지 |
이 표를 보면 알겠지만, 고수는 단순히 물만 주면 되는 작물이 아니다.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시기와 물주기는 실패 사례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심는 시기, 1년에 단 두 번뿐이다
고수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 이 사실을 모르면 첫 해에 나처럼 망하기 십상이다.
고수의 발아 적정 온도는 15-20℃다. 25℃만 넘어가도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30℃ 이상에서는 씨앗이 거의 싹을 틔우지 못한다.그렇다면 언제 심어야 할까? 정답은 1년에 두 번이다. 봄에는 3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가을에는 8월 말에서 10월 초까지가 최적기다.이 시기를 벗어나면 생육이 부진하거나 아예 자라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고수라도 심는 시기에 따라 맛과 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봄에 심은 고수는 잎이 연하고 향이 부드러운 반면, 가을에 심은 고수는 향이 진하고 잎이 두꺼워진다. 이유는 가을철 일교차 때문이다.식물이 일교차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어물질인 정유 성분을 더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심는 시기 | 발아 소요일 | 수확까지 기간 | 향 특성 | 잎 질감 |
|---|---|---|---|---|
| 3월 중순-5월 초 | 7-10일 | 40-50일 | 부드럽고 산뜻 | 연하고 얇음 |
| 8월 말-10월 초 | 10-14일 | 50-60일 | 진하고 강함 | 두껍고 단단함 |
| 6월 이후(비추천) | 발아율 30% 이하 | 생육 불량 | 향 거의 없음 | 질기고 얇음 |
| 11월 이후(비추천) | 저온으로 발아 실패 | 월동 불가 | 해당 없음 | 해당 없음 |
내 경험상 가을 고수가 훨씬 맛있다. 특히 9월 중순에 심어서 11월 초에 수확한 고수는 향이 진해서 요리에 조금만 넣어도 확 살아난다.
반대로 봄 고수는 연해서 샐러드나 월남쌈처럼 생으로 먹기에 더 좋다. 여기서 꿀팁 하나. 씨앗을 고를 때 동그란 씨앗보다 타원형에 가까운 씨앗이 발아율이 높다.농업연구소 자료를 뒤져보니, 타원형 씨앗이 저장된 영양분이 더 많아 초기 성장이 빠르다고 한다. 실제로 나는 타원형 씨앗을 40℃ 물에 12시간 불린 후 심었더니 5일 만에 싹이 텄다.그냥 심었을 때는 2주가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씨앗 불리기부터 솎아주기까지, 파종 전 알아야 할 3가지
고수 씨앗은 겉껍질이 단단해서 그냥 심으면 발아하는 데 2주 이상 걸린다. 심지어 껍질이 너무 두꺼워서 싹이 아예 안 트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반드시 씨앗을 물에 불려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씨앗을 물에 12-24시간 담가두면 된다. 이때 물 온도는 40℃ 정도가 적당하다.너무 뜨거우면 씨앗이 죽고, 차가우면 껍질이 잘 깨지지 않는다. 나는 보온병에 40℃ 물을 받아 씨앗을 넣어두는데, 이렇게 하면 발아율이 90% 이상으로 올라간다.불린 씨앗은 1cm 깊이로 심고, 2-3알씩 점뿌림하는 것이 좋다. 포기 간격은 15-20cm, 줄 간격은 30cm가 가장 이상적이다.너무 좁게 심으면 서로 그늘을 만들어 웃자라고, 너무 넓게 심으면 공간이 아깝다.| 작업 단계 | 방법 | 주의사항 |
|---|---|---|
| 종자 처리 | 40℃ 물에 12-24시간 불림 | 너무 오래 불리면 씨앗 썩음 |
| 파종 깊이 | 1cm | 너무 깊으면 발아 불량 |
| 파종 간격 | 포기 간 15-20cm, 줄 간 30cm | 좁으면 웃자람, 넓으면 공간 낭비 |
| 발아 후 관리 | 3-4장 본잎 시 솎아주기 | 약한 모종 제거, 강한 것만 남김 |
솎아주기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과정이다. 고수가 3-4장의 본잎이 나왔을 때, 약한 모종은 뽑아내고 튼튼한 것만 남겨야 한다.
이때 간격은 10-15cm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안 그러면 좁은 공간에서 서로 경쟁하다가 모두 약해진다.내 첫 해 실패 중 하나가 바로 이 솎아주기를 안 한 거다. 씨앗을 듬뿍 뿌렸더니 모종이 빽빽하게 올라와서 모두 키가 가늘고 길게 자랐다.결국 바람 한 번에 다 쓰러져 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솎아주기 하나만 제대로 했어도 절반은 성공했을 텐데 아쉽다.물과 햇빛의 균형, 이걸 맞추면 반은 성공이다
고수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햇빛과 물의 균형이다. 햇빛이 부족하면 잎이 얇고 연약해져서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
반대로 물이 너무 많으면 뿌리썩음병이 생기고, 너무 적으면 잎이 노랗게 변하며 말라버린다. 내 경험상 고수는 하루에 4-6시간의 직사광선이 필요하다.베란다에서 키운다면 남향 창문이 가장 좋고, 동향이나 서향도 괜찮다. 북향은 절대 피해야 한다.실제로 북향 베란다에서 키운 고수는 잎이 얇고 창백했으며, 향이 거의 나지 않았다. 토양은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가 이상적이다.일반 화분용 흙에 굵은 모래를 20% 정도 섞어주면 배수와 통기성이 좋아진다. pH는 6.0-7.0 사이가 적당한데, 우리나라 마트에서 파는 상토는 대부분 이 범위 안에 들어가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조건 | 최적 범위 | 문제 발생 시 증상 |
|---|---|---|
| 일조량 | 하루 4-6시간 직사광선 | 잎 얇아짐, 향 약화, 웃자람 |
| 토양 pH | 6.0-7.0 | 잎 황변, 생육 정지 |
| 배수 상태 | 사질양토, 모래 20% 혼합 | 뿌리썩음병, 잎 시듦 |
| 관수 주기 | 겉흙 마름 시 흠뻑(2-3일 간격) | 잎 노랗게 변함(과습), 잎 마름(건조) |
물주기는 내가 가장 많이 실패했던 부분이다. 고수는 겉흙이 말랐을 때 흠뻑 주는 것이 정답이다.
매일 조금씩 주는 것보다 2-3일에 한 번씩 충분히 주는 게 훨씬 좋다. 나는 손가락을 흙에 2cm 정도 찔러 넣어서 말랐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쓴다.비료 얘기를 하자면, 고수는 질소 비료를 좋아하지 않는다. 질소가 많으면 잎이 무성해지긴 하는데, 향이 약해지고 줄기가 연약해져서 바람이나 비에 쉽게 쓰러진다.나는 처음에 액비를 자주 줬다가 잎이 다 쓰러지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고수에게는 인산과 칼리 비료 위주로 줘야 한다.인산은 뿌리 발달과 꽃눈 형성에 도움을 주고, 칼리는 줄기를 튼튼하게 하고 병해충 저항성을 높여준다. 나는 고추 재배용 비료를 절반 정도 희석해서 2주에 한 번씩 주는데, 효과가 좋았다.수확 시기와 방법, 이걸 모르면 반쪽짜리 수확
고수는 수확 시기에 따라 맛과 향이 확연히 달라진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양이 적고, 너무 늦게 수확하면 질겨져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잎 고수를 수확하는 가장 좋은 시기는 줄기가 20-30cm 자랐을 때다. 이때 바깥쪽 잎부터 따주면 가운데에서 새순이 계속 올라와서 2-3주 간격으로 4-5번까지 수확할 수 있다.나는 이 방법으로 1평짜리 텃밭에서 3개월 동안 매주 2-3끼 분량의 고수를 수확했다. 수확할 때는 맑은 날 아침 이슬이 걷힌 후가 가장 좋다.비 오는 날이나 습한 날 수확하면 잎이 금방 시들고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비 온 다음 날 수확했다가 냉장고에서 이틀 만에 다 썩어버린 경험이 있다.| 수확 대상 | 수확 시기 | 수확 방법 | 추가 수확 가능 여부 |
|---|---|---|---|
| 잎 고수 | 줄기 20-30cm 성장 시 | 바깥 잎부터 따기 | 2-3주 간격 4-5회 가능 |
| 고수 씨앗 | 열매 누렇게 변색 시 | 줄기째 베어 그늘 건조 | 1회만 가능 |
| 고수 뿌리 | 가을 수확 후 남은 포기 | 포기째 캐기 | 1회만 가능 |
고수 씨앗을 수확하려면 잎을 따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데, 열매가 누렇게 변했을 때가 수확 적기다.
이때 줄기째 베어서 그늘에서 2-3일 말린 후 탈곡하면 된다. 비를 맞거나 쌓아두면 곰팡이가 생겨 상품 가치를 잃게 되므로 빠르게 건조시키는 게 중요하다.재미있는 건, 고수 뿌리도 요리에 쓸 수 있다는 사실이다. 태국 요리에서는 고수 뿌리를 육수 내는 데 사용하는데, 잎보다 더 진하고 깊은 향이 난다.뿌리를 수확하려면 가을에 씨앗을 받고 남은 포기를 캐면 된다. 수확한 고수를 보관할 때는 물에 꽂아두는 것이 가장 좋다.마치 꽃다발처럼 줄기 끝을 물에 담가두면 냉장고에서 일주일 이상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나는 작은 유리컵에 물을 받아 고수를 꽂아두고 냉장고 문에 보관하는데, 이 방법이 비닐봉지에 넣는 것보다 훨씬 오래 간다.고수의 효능, 단순한 향신료가 아니다
고수를 '그냥 향신료'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로 고수는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이다.
100g 기준으로 비타민 K가 하루 권장량의 258%나 들어있고, 비타민 A도 135%, 비타민 C도 27%나 함유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 K의 함량이 놀랍다.비타민 K는 혈액 응고와 뼈 형성에 필수적인 영양소인데, 고수 100g이면 하루 필요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고수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양소 | 100g당 함량 | 하루 권장량 대비 비율 | 주요 효능 |
|---|---|---|---|
| 비타민 K | 310μg | 258% | 혈액 응고, 뼈 형성 |
| 비타민 A | 6748IU | 135% | 면역력, 시력 보호 |
| 비타민 C | 27mg | 27% | 항산화, 콜라겐 합성 |
| 철분 | 1.77mg | 10% | 빈혈 예방 |
| 칼슘 | 67mg | 7% | 뼈 건강 |
고수의 항산화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고수에는 케르세틴, 캠페롤, 에피제닌 같은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이 성분들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노화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일본 오키나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고수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노화 관련 질환 발생률이 30% 낮다고 한다. 고수의 해독 작용도 주목할 만하다.고수는 중금속, 특히 납과 수은을 체내에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5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고수 추출물이 신장의 중금속 축적을 40% 이상 줄였다는 결과가 나왔다.소화 촉진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고수에 들어있는 리날룰 성분은 위장 운동을 촉진하고 소화 효소 분비를 도와서 소화불량과 복부팽만감을 완화해 준다.나는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항상 고수를 곁들여 먹는데, 확실히 속이 편하다. 고수의 항염증 효과는 만성 염증 질환을 가진 분들에게 특히 유용하다.고수 추출물이 관절염 환자의 염증 수치를 낮추고 통증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발표되었다. 한 연구에서는 고수 추출물을 8주간 섭취한 관절염 환자들의 염증 지표인 CRP 수치가 25% 감소했다고 한다.요리 활용법, 고수를 200% 활용하는 법
고수를 요리에 활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고수의 신선도다.
시든 고수는 향이 반으로 줄어들고 식감도 나빠진다. 신선한 고수를 고르는 방법은 간단하다.잎이 선명한 초록색이고 줄기가 단단하며, 냄새가 강하지 않고 상큼해야 한다. 누렇게 변했거나 축 처진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수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관하는 방법은 물에 담가 냉장 보관하는 것이다. 줄기 끝을 1cm 정도 잘라내고 물이 담긴 컵에 꽂은 후, 비닐봉지로 덮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일주일 이상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활용 방법 | 재료 | 보관 기간 | 추천 요리 |
|---|---|---|---|
| 생잎 보관 | 물, 컵, 비닐봉지 | 7-10일 | 쌀국수, 샐러드, 월남쌈 |
| 고수 페스토 | 고수, 마늘, 잣, 파마산 치즈, 올리브오일 | 냉장 2주, 냉동 3개월 | 파스타, 샌드위치, 닭가슴살 |
| 고수 절임 | 고수, 식초, 설탕, 소금(3:2:1) | 2주 | 고기 요리, 샐러드 |
| 건조 고수 | 통풍 잘 되는 그늘 | 6개월 | 스프, 카레, 육수 |
나는 고수 페스토를 만들어 두고 활용하는 걸 좋아한다. 바질 페스토처럼 고수, 마늘, 잣, 파마산 치즈, 올리브오일을 갈아서 만들면 파스타나 샌드위치에 활용하기 좋다.
특히 닭가슴살 샌드위치에 발라 먹으면 느끼함이 잡히고 향이 살아난다. 고수 절임도 추천한다.고수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식초, 설탕, 소금을 3:2:1 비율로 섞은 절임물에 담가두면 3일 후부터 먹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2주 정도 보관이 가능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고수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소량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고수 향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처음에는 쌀국수나 샐러드에 2-3잎씩 넣어 먹다 보면 어느새 없으면 섭섭해질 것이다.나만 해도 처음에는 '이상한 풀'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냉장고에 고수가 없으면 불안할 정도니까.고수는 단순한 향신료가 아니라 건강과 요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훌륭한 식재료다. 직접 키워서 수확한 고수로 요리하면 그 맛과 향이 배가 된다.
텃밭이 없어도 베란다 화분 하나면 충분하다. 지금이 바로 고수를 심을 최적의 시기다.당신도 나처럼 고수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