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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시골에 사는 친구네 텃밭에 다녀왔습니다. 8월 말이었는데도 밭에 늙은호박이 주렁주렁 달려 있더라고요.
"올해는 심는 시기를 좀 늦췄는데, 수확량이 확 줄었어"라며 친구가 푸념을 하더군요. 실제로 그 친구는 6월 초에 씨를 뿌렸는데, 이웃집 할아버지는 4월 말에 심어서 벌써 호박을 따고 있었습니다.수확량도 거의 두 배 차이가 났어요. 이걸 보면서 문득 생각났습니다.우리나라 주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식재료 중 하나인 늙은호박, 제대로 심는 시기만 맞춰도 수확량이 확 달라진다는 사실을요. 오늘은 늙은호박 재배의 모든 것을 파헤쳐보려 합니다.늙은호박 심는시기, 단 2주 차이가 수확량을 결정한다
농촌진흥청의 2023년 연구 자료를 보면 정말 흥미로운 결과가 있습니다. 4월 하순에 심은 호박과 5월 중순에 심은 호박의 수확량 차이가 무려 30% 이상 벌어졌다는 겁니다.
더 놀라운 건 맛 차이였어요. 일찍 심은 호박의 당도가 평균 12-14브릭스인 반면, 늦게 심으면 9-10브릭스로 떨어졌습니다.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늙은호박의 생육 최적 온도는 18-21도입니다. 이 온도 범위에서 호박은 광합성을 활발히 하고, 영양분을 열매에 집중적으로 저장합니다.그런데 5월 중순 이후에 심으면 7-8월 폭염과 겹치면서 생육이 위축됩니다. 특히 밤 온도가 25도를 넘으면 호박 꽃가루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어 착과율이 떨어집니다.| 심는 시기 | 평균 수확량(10a당) | 평균 당도(브릭스) | 저장 기간 |
|---|---|---|---|
| 4월 하순 | 3,200kg | 13.2 | 5-6개월 |
| 5월 초순 | 2,800kg | 12.5 | 4-5개월 |
| 5월 중순 | 2,100kg | 10.8 | 3-4개월 |
| 6월 이후 | 1,500kg | 9.2 | 2-3개월 |
표에서 보시다시피 4월 하순과 6월 이후의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수확량은 2배 이상 차이나고, 저장 기간도 2-3배 차이가 나요.
이건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실제로 제 친구가 경험한 바로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어요.우리나라 지역별로 심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는 겁니다. 경상도나 전라도 지역은 4월 중순부터 가능하지만, 중부 지방은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이 적기예요.강원도 산간 지역은 5월 중순까지 기다리는 게 안전합니다. 서리 피해를 입으면 호박이 아예 망칠 수도 있거든요.저는 개인적으로 4월 25일 전후로 심는 걸 추천합니다. 이 시기에 심으면 5월 초 서리가 지나간 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6월 말에서 7월 초에 꽃이 피기 시작해 8월 중순부터 수확이 가능합니다.딱 우리나라 장마가 끝나는 시점과 맞물려서 호박이 햇볕을 충분히 받으며 익을 수 있어요.노지재배 vs 비닐하우스, 수익성 3배 차이 나는 재배 방법
호박 재배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도시농부나 귀농 초보자들은 어떤 방식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곤 하죠. 제가 직접 세 가지 방식을 모두 경험해본 결과를 공유해볼게요.
노지 직파 재배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씨앗을 바로 밭에 뿌리는 건데요,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초기 투자 비용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하지만 단점도 명확해요. 발아율이 70% 정도로 낮고, 잡초와의 경쟁에서 밀리기 쉽습니다.또 병충해에 취약해서 농약 사용이 불가피할 때가 많아요. 육묘 이식 재배는 제가 가장 추천하는 방식입니다.육묘상자에서 20-25일간 키운 모종을 밭에 옮겨심는 방법인데요, 발아율이 95% 이상이고 초기 생장이 빨라 잡초와의 경쟁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육묘 시설이 필요하고 모종을 구매하는 비용이 추가로 듭니다.비닐하우스 재배는 가장 고급 방식입니다. 초기 설치비가 3.3㎡당 10만 원 정도 들지만, 연중 2-3회 수확이 가능해 수익성이 높습니다.특히 늙은호박의 경우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면 당도가 15브릭스 이상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다만 온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환기 시설이 필수입니다.| 재배 방식 | 초기 투자비(3.3㎡당) | 연간 수확량 | 당도 범위 | 관리 난이도 |
|---|---|---|---|---|
| 노지 직파 | 5,000원 | 1회 | 10-12 | 하 |
| 육묘 이식 | 15,000원 | 1-2회 | 12-14 | 중 |
| 비닐하우스 | 100,000원 | 2-3회 | 13-16 | 상 |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면, 비닐하우스 재배의 경우 수익성이 노지 직파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22년 충남농업기술원의 조사에 따르면, 100평 기준 노지 직파는 연간 400만 원 정도의 수익이 나는 반면, 비닐하우스는 1,2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해요.
하지만 초보자라면 무조건 비닐하우스를 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 조언은 첫 해에는 육묘 이식 재배로 시작하라는 겁니다.초기 비용도 부담되지 않고, 관리도 비교적 쉬워서 성공 확률이 높아요. 1-2년 경험이 쌓이면 그때 비닐하우스로 업그레이드하는 걸 고려해보세요.순지르기 하나로 수확량 2배,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
호박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을 꼽으라면 단연 순지르기입니다. 농사 경험이 30년 이상 된 어르신들도 이걸 잘못하면 수확량이 반토막 난다고 말하더군요.
제가 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때 순지르기를 몰라서 호박잎만 무성하고 열매는 하나도 안 열렸던 기억이 납니다. 순지르기의 핵심은 어미덩굴과 아들덩굴을 적절히 조절하는 겁니다.호박은 어미덩굴(원줄기)보다 아들덩굴(곁순)에서 암꽃이 더 많이 달리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어미덩굴을 일찍 잘라주면 아들덩굴이 왕성하게 자라면서 열매가 많이 맺힙니다.구체적인 방법을 알려드리면 이렇습니다. 모종을 심고 10-15일 후, 본잎이 5-6매가 되었을 때 어미덩굴의 끝을 잘라줍니다.그러면 곁순이 3-4개 나오는데, 여기서 건강한 곁순 2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 포기에서 2개의 줄기가 자라면서 각각 3-4개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순지르기 방법 | 포기당 수확량 | 열매 크기 | 수확 시기 |
|---|---|---|---|
| 안 함 | 2-3개 | 1-2kg | 9월 이후 |
| 1회 실시 | 4-5개 | 2-3kg | 8월 중순 |
| 2회 실시 | 6-7개 | 1.5-2.5kg | 8월 초 |
| 전문가 방식 | 5-6개 | 3-4kg | 8월 중순-9월 |
표에서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순지르기를 2번 하면 개수는 늘지만 크기가 작아져요.
반면 전문가 방식(어미덩굴 1회 자르고 아들덩굴 2개만 유지)은 개수는 5-6개로 적지만 크기가 3-4kg으로 큽니다. 시장에 내다 팔거나 오래 보관할 목적이라면 전문가 방식을 추천합니다.비료 주는 시기도 중요합니다. 정식 2주 전에 밑거름을 주는데, 10a당 잘 썩은 퇴비 3,000-4,000kg을 넣어줍니다.여기에 질소 15kg, 인산 10kg, 칼리 12kg을 추가로 줍니다. 질소는 너무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지고 열매가 잘 안 맺히니까 주의해야 해요.저는 개인적으로 웃거름을 2-3회 나누어 주는 걸 추천합니다. 첫 번째는 순지르기를 할 때, 두 번째는 꽃이 피기 시작할 때, 세 번째는 열매가 맺히기 시작할 때입니다.이렇게 하면 영양분이 골고루 공급되어 열매의 맛과 크기가 균일해집니다.수확 후 6개월 신선하게 보관하는 3가지 방법
호박 보관은 재배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아무리 잘 키워도 보관을 잘못하면 한 달도 못 가서 상하기 쉽상이죠. 제가 작년에 수확한 호박 중 절반을 냉장고에 그냥 넣어뒀다가 2주 만에 다 버린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벽한 보관법을 찾아냈어요. 첫 번째 방법은 통호박 실온 보관입니다. 수확한 호박을 바로 씻지 말고, 흙이 묻은 채로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겁니다. 온도는 10-15도, 습도는 60-70%가 적당합니다.이 상태로 보관하면 5-6개월은 거뜬합니다. 단, 호박끼리 서로 닿지 않게 하고, 상처 난 호박은 따로 빼서 빨리 먹어야 합니다.두 번째 방법은 절단 후 냉장 보관입니다. 한 번 자른 호박은 꼭 씨를 파내고 껍질을 벗긴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지퍼백에 넣어 보관합니다.이때 중요한 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겁니다. 키친타월로 꼼꼼히 닦은 후 밀봉해서 김치냉장고에 넣으면 2-3주는 신선하게 보관 가능합니다.세 번째 방법은 냉동 보관입니다. 장기 보관이 필요하다면 냉동이 최고입니다.호박을 깨끗이 씻어 씨를 제거한 후, 껍질째 또는 껍질을 벗겨서 먹기 좋게 썰어줍니다. 그리고 1회 사용량씩 소분해서 진공팩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세요.이 상태로 6-12개월 보관이 가능합니다.| 보관 방법 | 보관 기간 | 맛 유지율 | 적합한 용도 |
|---|---|---|---|
| 통호박 실온 | 5-6개월 | 90% | 전체 요리 |
| 절단 후 냉장 | 2-3주 | 80% | 국, 찌개 |
| 냉동 보관 | 6-12개월 | 85% | 죽, 스프 |
| 건조(고지) | 12개월 이상 | 70% | 차, 약용 |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더 알려드리면, 호박을 보관할 때는 절대 비닐봉지에 넣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호박은 숨을 쉬는 생물이라서 비닐에 넣으면 내부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요.
대신 신문지나 종이로 하나씩 감싸서 통풍이 잘 되는 바구니나 망에 넣어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호박을 고지(말린 호박)로 만들어 보관하는 걸 좋아합니다.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어서 햇볕에 바짝 말리면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해요. 겨울철에 호박고지국이나 호박고지찜을 해 먹으면 여름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어 정말 별미입니다.마무리하며
늘�은호박 재배는 생각보다 까다롭지만, 기본 원리만 알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심는 시기는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 사이를 지키고, 순지르기로 줄기를 적절히 관리해주며, 수확 후에는 상황에 맞는 보관법을 선택하세요.
특히 처음 재배하는 분들은 너무 욕심내지 말고 5-6포기 정도로 시작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그러면 가족이 1년 동안 먹을 양은 충분히 수확할 수 있어요.그리고 보관도 통호박 실온 보관과 냉동 보관을 병행하면 사계절 내내 신선한 호박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내년 봄에는 꼭 적기에 씨앗을 뿌려서 알찬 수확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여러분의 텃밭에서 자란 늙은호박으로 끓인 호박죽 한 그릇이면 겨울철 건강 걱정은 없을 거예요.